트럼프, 만찬서 이란 솔레이마니 제거장면 `생중계 하듯 묘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후원자 모임에서 이란군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을 분 단위로 자세히 묘사했다고 CNN방송이 자체 입수한 음성 녹음을 토대로 18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저녁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리조트서 열린 공화당 후원자 초청 만찬서 솔레이마니 이란군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표적 공습을 당하기 전 "미국에 대해 나쁜 말을 해서" 자신이 공습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서 자신이 "얼마나 이 쓰레기를 우리가 들어야 하느냐. 얼마나 더 들을 거냐"라고 말했다며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한 공습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사살한 명분으로 내세운 `임박한 위협`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CNN은 지적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잘 알려진 테러리스트"이며 "우리 명단에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하시드 알사비(PMF)의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을 만나는 모습을 항공 촬영을 통해 지구 반대편서 지켜보던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솔레이마니 사령관 제거 작전으로 시아파 민병대 부사령관까지 숨져 "한명 가격에 두명을 없앴다"고 표현했다.

또 당시 군 간부들이 자신에게 작전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한 내용을 소개하며 "그들은 이제 살아있을 시간이 2분 11초밖에 남지 않았다", "그들이 장갑차량 안에 있다. 이제는 1분가량 남았다. 30초, 10, 9, 8…"이라고 생중계하듯 전달했다.

그는 이어 "그러다가 갑자기 쾅 소리"가 났고 "그들이 없어졌다. 중단하겠다"고 보고가 마지막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당시 정황을 자세히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를 언급하며 "그가 무적으로 여겨지지 않았느냐"면서 이 공습으로 "세상을 뒤흔들었다"고 떠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10월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군 특수부대의 추적으로 궁지에 몰리자 "미쳐서 비명을 질렀다"며 그가 은신처인 동굴 끝에서 울부짖다가 죽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바그다디 제거 사실을 발표하며 그가 마지막 순간에 울면서 절규했다고 주장했지만 미 국방부가 공개한 바그다디 제거 작전 영상에는 육성이 담기지 않아 진위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그다디 제거 작전에 투입돼 공을 세운 군견이 "나보다 더 명성을 얻었다"는 농담을 건넸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