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사망한 이른바 백원우 특감반 소속 검찰 수사관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할 수 없다고 밝힌 검찰의 발표를 무색하게 하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의 온라인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 법무부가 범죄 피의자의 아이폰을 더 손쉬운 방법으로 해제할 방법을 애플에게 요구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애플의 협조 없이도 얼마든지 해제할 수 있는 것으로 말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 해군기지에서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사우디 항공학교 학생이 소유한 2대의 아이폰에 대해 쉽게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백도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전임 오바마 정부 역시 지난 2016년 캘리포니아 샌버나디노 총격 사건과 관련, 범죄자의 잠긴 아이폰 해제를 위해 백도어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바 있다. 당시 애플은 “우리는 항상 선의를 가진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백도어를 만들지 않는다”면서 “국가 안보와 고객 데이터 보안을 위협하는 사람들도 이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FBI는 애플의 도움 없이 아이폰을 열었으며 해당 작업을 진행한 회사에 100만 달러를 지급하기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사법 당국이 애플의 도움 없이도 아이폰을 크랙(복사방지나 등록기술 등이 적용된 상용 소프트웨어의 비밀을 풀어서 불법으로 복제하거나 파괴하는 것) 하는 것이 간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사이버 보안회사 그레이시프트(Grayshift)는 아이폰 해킹 기계를 1만5천 달러에 판매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셀레브라이트(Celebrite)도 유사한 성능의 기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더 안전한 장치와 플랫폼 개발을 통해 구매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레이시프트나 셀레브라이트와 같은 회사들도 그러한 단말기들을 크래킹하는 방법을 진전시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절대로 깨지지 않을 것으로 인정되었던 아이폰의 잠금이 최근 신기술이 적용된 그레이시프트 기기를 통해 300대의 전화가 해독됐다고 한다.

암호화 서비스 전문 소프트웨어 회사 위커(Wickr)의 CTO(최고기술책임자) 크리스 화웰(Chris Howell)은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법 집행기관의 요구에도 아이폰용 백도어를 만들지 않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기술자로서 백도어가 있든 없든 아이폰을 여는 것은 간단하다”라고 말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사망한 청와대 특감반원의 휴대폰이 아이폰이어서 열어볼 수 없다고 밝힌 검찰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군다나 일부 정보기관이 감청장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의심스럽다.


조세일보 / 백성원 전문위원 peacetech@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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