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다녀온 홍콩인 2명 폐렴 증상…`사스` 초비상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속출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재발의 불안에 휩싸인 중국 중부 우한(武漢)을 다녀온 홍콩과 대만인들이 바이러스성 폐렴과 발열 증상을 보여 당국이 초비상 경계에 들어갔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최근 우한을 다녀온 3명의 홍콩인이 발열과 상기도감염(上氣道感染) 증상 등을 보였다고 밝혔다.

상기도감염은 코와 목구멍의 감염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편도염, 인두염, 후두염, 부비강염 등이 있다.

이에 홍콩 당국은 증상을 보인 3명을 격리 병동에 입원시킨 후 치료했다. 다행히 2명은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으며, 나머지 1명도 더는 발열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 3명은 우한을 방문했지만, 폐렴 발병의 근원지로 알려진 화난(華南)수산시장을 다녀오지는 않았다고 당국은 밝혔다.

또한, 우한을 다녀온 홍콩인 2명도 바이러스성 폐렴 증상을 보여 당국이 격리 병동에 입원시켰다.

최근 원인 불명의 폐렴에 걸린 44명의 환자는 대부분 화난수산시장 상인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들은 모두 전염병 전문 치료기관인 진인탄 병원에 입원했으며, 이 가운데 11명은 위중한 상태이다.

2003년 사스 대유행 때 큰 피해를 겪은 홍콩 보건 당국은 사태 확산을 우려해 만반의 경계를 펼치고 있다.

2002년 말 홍콩과 접한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으로 발병한 사스는 곧바로 홍콩으로 확산해 1천750명의 홍콩인이 감염돼 299명이 사망했다. 중국 내에서는 5천300여 명이 감염돼 349명이 사망했다.

홍콩 당국은 홍콩국제공항에 적외선 센서를 추가로 설치해 우한에서 오는 모든 여행객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14일 내 우한을 방문했다가 호흡기 감염,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면 즉시 공공병원에 격리 입원시킬 방침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추가로 확인되는 사항은 매일 공표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태스크포스를 꾸려 우한 사태와 관련해 질병 조기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관련 정보가 지역 간에 신속하게 전달되는지 체크할 방침이다. 다만 우한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는 내리지 않았다.

중국과 인접한 대만도 초비상이 걸렸다.

타이완뉴스 등에 따르면 우한에서 비행기를 갈아탄 후 지난달 31일 대만에 도착한 6살 어린이가 발열 증상을 보여 대만 당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대만 당국은 이 어린이가 우한을 직접 여행하지는 않았다는 점, 이미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는 점 등을 감안해 귀가조치 했지만 증상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기로 했다.

쑤정창(蘇貞昌) 대만 행정원장은 관련 부처에 입경 검역을 강화하고 대응 센터를 세워 만반의 경계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사태와 관련된 정보를 입수하는 즉시 신속하게 대중에 전달할 것도 지시했다.

대만 관료와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사태와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관련 정보를 계속 숨길 경우 독자적인 조사팀을 우한에 보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사스 재발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우한 경찰은 전날 허위 사실을 온라인에 유포해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친 8명을 법에 따라 처리했다고 밝히고, 대중이 허위 사실이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중국 사스 재발 우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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