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 바비조아 대표

쇼핑몰·발모제 등 잇단 사업실패
마지막 카드빚 700만원 승부수
누가 버린 환약 만드는 기계로
강황·클로렐라 쌀 등 60종 개발
카드빚내 창업 '米친 도전'…프리미엄 쌀 시장 이끌다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지난해 국내 1인당 쌀 소비량은 61㎏에 머물렀다. 1인당 하루평균 167g, 밥 한 공기 반 정도밖에 먹지 않는 셈이다. 이런 추세 속에서 2010년대부터 본격 등장한 것이 기능성 쌀이다. 농식품 벤처기업들도 잇따라 기능성 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중 대표적 인물이 김세원 바비조아 대표(사진)다. 바비조아는 국내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60여 종의 유기농 기능성 쌀을 개발해 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일반 쌀 소비는 줄어들지만 국민 소득 증가에 맞춰 프리미엄 쌀 시장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카드빚 700만원으로 마지막 도전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여러 번 창업에 나섰다가 연거푸 실패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카드빚 700만원을 내 다섯 번째로 바비조아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기능성 쌀 사업이 초반에 여의치 않으면 얼마 안 있어 문을 닫으려 했다”며 “집에 생활비도 못 주고 애들 유치원도 못 보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강황, 홍국, 연잎 등 성질이 다른 원료들과 쌀의 최적 배합비율을 찾기 위해 실험을 계속했다. 제약업체들이 환약 및 알약을 제조할 때 사용하는 ‘당의기’(표면에 당을 코팅하는 기기)를 이용했다. 지인에게 빌린 사무실 한쪽에 장판을 깔고 연일 새벽까지 연구에 몰두했다. “돈도 못 버는데 집에 일찍 들어갈 수가 없었다”는 게 그의 솔직한 고백이다. 다양한 농산물을 코팅한 기능성 쌀 60여 종은 이런 과정 속에서 탄생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제품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곧 유기농 칼슘찹쌀, 유기농 잡곡밥, 유기농 기능성 죽 등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기능성 쌀은 쌀 표면에 강황, 홍국, 연잎, 클로렐라, 고구마, 블루베리 등을 입혀 다양한 영양분을 보강한 ‘코팅 쌀’이다. 쌀은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유기농 하이아미 현미를 사용한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홍국쌀은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밥은 일반 쌀과 7 대 3의 비율로 섞어 지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세원 바비조아 대표가 개발한 유기농 기능성 쌀 제품 모습

김세원 바비조아 대표가 개발한 유기농 기능성 쌀 제품 모습

기능성 쌀 업계 첫 해썹 인증

김 대표는 당의기를 이용한 기능성 쌀 제조와 관련해 특허도 냈다. 기능성 쌀 업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식품위생관리 해썹(HACCP) 인증도 받았다.

이런 기술개발 노력의 결과 이 회사의 ‘유기농아이조아7곡’은 서울시와 농협이 주최한 ‘2019 우리쌀 가공식품, 위드米(미)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100명의 평가단이 맛과 품질을 평가한 결과였다. 이 상품은 자연드림, 올가홀푸드, 우리생협 등 친환경 전문매장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인기 상품으로 통한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만 따지면 기능성 쌀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올해 1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대표는 “정부가 식품산업 활력을 높이기 위해 최근 발표한 ‘기능성 표시 규제’ 완화 방침이 시행되면 판매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사실이 인증되면 일반 식품에도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있게 돼서다. 지금까지는 인증 절차가 까다로운 건강기능식품에 한해 ‘기능성 광고’를 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해외 시장을 뚫기 위해 지난해에만 미국, 캐나다, 중국 등 해외 출장을 25번 다녀왔다. 크고 작은 식품 박람회 및 전시회에 참가했다. 하지만 외국에는 기능성 쌀이라는 품목 자체가 아직 없고, 한국과 달리 가공품이 아니라 농산물로 취급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농산물은 관세가 높아 수출이 쉽지 않다. 김 대표는 “지난달 다녀온 싱가포르는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아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 기능성 쌀이 없다는 말은 바꿔 생각하면 한국의 기능성 쌀이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FARM 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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