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물 만난 캐릭터 산업

韓 '뽀로로' 연매출 6000억, 중형차 1만5000대 판매한 셈
日 '헬로키티' 가치 24조…美 '미키마우스'는 매년 6조 벌어

2016년 8월 2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냥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폐막식 현장. 다음 올림픽 개최지를 소개하기 위해 전광판 속 영상에 등장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리무진에 올라 도쿄 시내를 달리던 중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닌텐도 비디오 게임 캐릭터인 슈퍼마리오로 변신한 그는 파이프를 타고 땅속을 통해 도쿄 반대편 리우를 향해 맹렬한 속도로 돌진한다. 10초 후 파이프를 통해 스타디움에 나타난 슈퍼마리오는 붉은 색 모자와 푸른색 작업복을 벗어 던진다. 그 슈퍼마리오는 아베 총리였다. 슈퍼마리오라는 하나의 캐릭터를 통해 일본의 국가 정체성을 전 세계에 손쉽게 보여준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캐릭터산업의 메카, 일본

日 '헬로키티' 가치 24조…美 '미키마우스'는 매년 6조 벌어

세계 캐릭터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캐릭터·라이선스 시장 규모는 약 1805억달러(약 214조원)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일본은 미국과 함께 캐릭터산업을 양분하고 있다. 헬로키티, 포켓몬스터, 도라에몽, 건담, 드래곤볼 등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는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다.

일본 캐릭터의 특징은 일본 특유의 ‘가와이(귀여운) 문화’가 숨어 있다는 점이다. 가와이 문화는 2차대전 패전 후 극도의 허무주의에 빠져 있던 일본인들이 로봇 캐릭터 ‘아톰’을 통해 ‘크고 거대한 것 대신 작고 귀여운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면서 만들어졌다. 올림픽 폐막식에서 슈퍼마리오를 일본의 대표적 국가 이미지로 선택한 것 역시 ‘귀여운 캐릭터=작지만 강한 일본’이란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일본에서 산업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예로 ‘헬로키티’를 들 수 있다. 1975년 디자인 회사 산리오는 미국 대표 캐릭터 ‘스누피’에 대응하기 위해 헬로키티라는 고양이 캐릭터를 만들었다. 45년이 지난 지금 헬로키티는 자산가치만 200억달러(약 23조8000억원)에 달하는 하나의 거대 산업이 됐다. 핼로키티는 현재 세계 130여 개국에서 5만여 종에 달하는 상품 판매 및 라이선스 수입 등으로 연간 1조~2조원의 수입을 거두고 있다.

영화 캐릭터 본고장, 미국

日 '헬로키티' 가치 24조…美 '미키마우스'는 매년 6조 벌어

미국 캐릭터산업은 ‘디즈니’로 요약된다. 최근 전 세계에서 개봉한 ‘겨울왕국2’를 비롯해 라이언킹,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토이스토리, 미키마우스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이 중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는 매년 세계에서 6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효자 캐릭터다.

디즈니 캐릭터의 강점은 한 번 선보인 캐릭터가 다른 만화 시리즈와 수많은 상품, 테마파크의 주인공 및 게임으로 다시 생산되는 등 ‘재탄생’ 과정을 겪는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하나의 캐릭터로만 남지 않고 ‘디즈니 세계’를 구축해 지속적인 가치와 수익을 창출해낸다. ‘디즈니 세계’의 대표적인 예가 ‘디즈니랜드’다. 디즈니는 1955년 미국 애너하임을 시작으로 일본, 홍콩, 상하이 등 아시아 주요 인구 밀집 지역에 디즈니랜드라는 테마파크를 세웠다. 단순히 캐릭터를 보는 것에서 벗어나 관람객에게 캐릭터를 직접 체험하고 느끼면서 캐릭터와 지속적으로 접점을 찾게 만든다.

국내 캐릭터산업 성장 가능성은

日 '헬로키티' 가치 24조…美 '미키마우스'는 매년 6조 벌어

한국도 2000년대 들어서며 산업적 가능성을 보이는 캐릭터를 하나둘 선보이기 시작했다. 2003년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등장한 뽀로로와 2012년 카카오에서 내놓은 캐릭터 카카오프렌즈가 대표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호감도 순위에서 뽀로로와 카카오프렌즈는 3위부터 6위까지를 차지한 일본 캐릭터들을 누르고 각각 1위와 2위에 올랐다. 특히 뽀로로의 연간 매출은 약 6000억원으로, 중형차 쏘나타 1만5000대 판매량과 맞먹는다.

이런 특정 캐릭터들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한국 캐릭터산업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캐릭터 매출액은 11조9000억원이었다. 10년 만에 두 배 이상 커진 규모다. 그럼에도 한국 캐릭터산업 시장은 세계 15위권으로, 산업 규모 면에서 미국과 일본만큼 판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스토리(이야기)에 기반한 캐릭터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지 못한 점도 보완해나갈 부분이다.

NIE 포인트

미국과 일본의 콘텐츠산업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 주된 이유는 무엇인지 토론해 보자. 국내 캐릭터산업의 강점은 무엇인지, 또 한계를 극복하고 미국 일본을 상대로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은정진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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