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 회장이 지난 4일 열린 기자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내년부터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가운데,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과도한 수임을 한 회계법인을 억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감사인을 지정받은 특정 회계법인에 일감이 몰릴 전망인데, 역량 미달인 회계법인이 일감을 정리하지 않고 무리수를 두게 되면 공들여 쌓아 올린 회계개혁이 자칫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이야기다.

최 회장은 지난 4일 오후 5시 여의도 켄싱턴 호텔 15층에서 열린 송년 기자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최 회장은 지난 회계개혁의 과정을 돌아보며 "회계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선 회계사들이 어떻게 하느냐 달려있다"며 "제도적 여건이 주어졌기 때문에 회계사들이 전문성과 위기의식을 가지고 회계감사 품질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계사들이 제대로 하기 위해 회계사회는 회원들에게 많은 요구하고 있다. '행동강령을 지켜라', '표준감사시간을 지켜라', '갑질하지 말라' 등 특히 갑질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기본에 어긋난 것"이라며 "그런 생각을 하는 회계사 있다면 직업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회계개혁이 국민의 성원으로 이뤄졌는데 절대로 실패하면 안 된다. 회계투명성 제고를 통해 국가자원배분이 효율화되고 일자리를 만들고 이에 따라 경제가 성장하는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특히 이번 회계개혁은 외국에서도 지켜보고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가 지켜보고있다. 블룸버그에서 보도가 됐고 글로벌 빅4 회계법인 대표가 한국에 방문해서 '개혁이 잘 되어있다. 성공하길 바란다'고 덕담까지 했다"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회계사가 잘못해서 개혁에 실패한다는 건 용납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표준감사시간을 준수하는지 여부는 당국도 하지만 회계사회가 더 엄격하게 점검하겠다. 자기 역량을 초과하는 일감을 눈앞에 두고 있는 회계법인들이 있다. 빅4 회계법인은 내부회계관리제도 강화로 클라이언트 베이스를 줄였다. 줄인 클라이언트 아래로 내려간다. 거기다 감사인 지정까지 받았다"며 이번에 감사인 지정을 받은 회계법인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남겼다.

최 회장은 "자기 역량 초과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개혁을 하고 사람을 뽑는다는 접근이 있는데 과연 사람이 잘 뽑혀질지 의문"이라며 "결국 다른 회계법인에서 스카우트를 해야 하는데 쉽겠나.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되고 현재 역량에 맞춰 일감을 정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과도한 수임을 한 회계법인은 품질관리가 안 되니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회계개혁의 실패는 품질관리 실패에서 나온다. 회계법인들이 과다 수임하지 않도록 간곡한 부탁을 드리며 과다수임 억제를 위해 회계사회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당국에만 맡기지 않겠다. 회계사회가 나서서 과다수임 억제에 총력 기울일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뒤 "그리고 과다수임 억제의 의미는 결국 회계사들이 골고루 상생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 회장은 등록 회계법인(30개)이 부족하다는 우려에 대해선 "정책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당국이 판단할 문제"라면서 "다만 회계사회 입장에선 숫자적으로 접근하기 보단 퀄리티적인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인회계사 시험 이관 여부에 대해선 "회계사회로 이관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결국 이 문제도 정부가 판단할 사안"이라면 "다만 회계사는 단순 기능인이 아니기 때문에 산업인력공단으로 이관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조세일보 / 이현재 기자 rozzhj@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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