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9’에서 셸 망네 보네비크 전 노르웨이 총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영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youngwoo@hankyung.com
6일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9’에서 셸 망네 보네비크 전 노르웨이 총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영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youngwoo@hankyung.com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모두에게 양질의 교육 받을 기회를 줘라. 저소득층에게 최고의 복지는 양질의 교육이다.”(셸 망네 보네비크 전 노르웨이 총리)

보네비크 전 노르웨이 총리는 지난 6~7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9’에서 교육이 최고의 복지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인적자원(HR) 분야 포럼으로 올해 14회째를 맞은 글로벌 인재포럼은 교육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교육은 경제성장 촉진하는 핵심 요소”

“오랫동안 의회와 내각에서 일하며 배운 것은 ‘사람은 교육을 통해 훨씬 더 큰 잠재력을 갖게 된다’는 겁니다. 누구나 동등한 출발선에 서게 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바로 교육입니다.”

보네비크 전 총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인재개발’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저소득층에게 최고의 복지는 교육”이라며 “양질의 교육을 통해 잠재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은 불평등을 최소화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르웨이도 과거 교육비가 매우 비싸고, 저소득층은 교육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문제를 모두 경험했다”며 “사회적 대화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학생 보조금을 신설하는 등 관련 제도를 꾸준히 정비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젠 노르웨이에서 교육 기회의 불평등은 그리 커다란 문제가 아니다”며 “모든 선진국이 이런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그는 “모든 시민이 양질의 교육 기회를 얻고, 이를 계기로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총리에 앞서 외교부 장관을 지낼 당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공들인 경험을 언급하며 “저개발국 지원에서 교육이 빠지지 않는 것도 국가경쟁력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달러를 넘는 노르웨이는 북유럽의 대표적인 강소국(强小國)으로 꼽힌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정부 지원으로 무상교육이 이뤄진다. 하지만 이 나라가 처음부터 이런 ‘교육복지 강국’은 아니었다는 게 보네비크 전 총리의 설명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 필요”

보네비크 전 총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디바이드(정보화 격차)’ 현상을 해소하는 데에도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기술을 교육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간에 또 다른 불평등이 나타날 것”이라며 “급변하는 정보기술(IT) 환경을 반영한 새로운 교육 이니셔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첨단 기술이 학생들을 ‘기울어진 운동장’(불평등)으로 내모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새 기회를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많은 노르웨이 국민은 한국이 이룬 눈부신 성장을 인상적으로 여긴다”며 “한국의 빠른 경제·사회적 발전은 다른 국가들에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1990년대 한국과 북한을 모두 방문했는데 완전히 다른 세계라고 느꼈다”며 “안타깝게도 그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최상의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

보네비크 전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세계 곳곳에 고립주의, 회의주의, 극단주의가 퍼지면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쏟아지는 가짜뉴스로 인한 사회적 신뢰 훼손은 노르웨이도 예외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정치·경제·산업·교육·사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가 활동하는 목적은 모든 개인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환경일수록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이라는 가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1997~2000년과 2001~2005년 두 차례에 걸쳐 노르웨이 총리를 지낸 그는 퇴임 뒤 오슬로센터를 설립해 국제 인권운동에 힘쓰고 있다. 한국 정계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각별한 인연을 쌓아왔으며 북한 인권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은 것으로 유명하다.

NIE 포인트

“교육이 최고의 복지”라는 의미를 생각해보자.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제도가 필요할지 토론해보자. 선진국들의 교육제도는 어떤지 한국과 비교해 정리해보자.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상에 대해 논의해보자.

임현우/남정민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