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SO 거대 기업결합 `빅딜`, 공정위 조건부 승인

IPTV(인터넷TV)업체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가 각각 유선방송사업자(SO) 티브로드, CJ헬로와 합치는 방송·통신업계 거대 기업결합 두 건이 결국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이들의 기업 결합으로 디지털 유료방송 시장 내 장악력이 커져 `경쟁 제한` 부작용이 불가피하지만, 새로운 기술 환경에 기업들이 제때 대응할 기회를 주겠다는 게 공정거래위원회의 설명이다.

다만 공정위는 물가 상승률을 넘는 수신료 인상, 채널 수 임의 감축, 고가 상품으로의 전환 강요 등을 금지하는 조건을 달았다.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계열사까지 3개사)의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주식 취득 건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3월 LG유플러스는 CJ헬로 발행주식 50%+1주를 CJ ENM으로부터 취득하는 계약을, 5월에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지분 100% 소유)과 태광그룹(티브로드 지분 79.7%) 등 결합 당사회사들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계약 사실을 각각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례적으로 긴 약 8개월의 심사와 지난달 16일 전원 회의 결정 유보 등 우여곡절 끝에 결국 2건 모두 공정위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공정위는 우선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건과 관련, 디지털 유료방송시장(디지털 케이블TV·IPTV·위성방송)과 8VSB시장(아날로그방송 가입자 상대 디지털방송 전송 서비스)에서 모두 이들의 결합으로 소수 기업의 영향력, 이른바 `시장 집중도`가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공정위 분석에 따르면 티브로드 23개 구역 가운데 결합 당사회사들이 지금도 1위인 5개 지역의 경우 2위와의 디지털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격차가 18.3∼46.2%포인트(P)까지 커지고, 12개 지역에서는 새로 1위 사업자로 등극할 전망이다.

SO와 IPTV 사업자 간 기업 결합으로 이종(異種) 플랫폼 사이 경쟁 압력이 줄면서 결합 후 SK브로드밴드 측의 가격 인상, 채널 수 축소 등 경쟁 제한 행위 가능성도 점쳐졌다.

8VSB 시장에서도 지금까지 티브로드가 SK브로드밴드를 잠재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가격 인상 등 시장지배력 행사를 자제했기 때문에, 결합 이후 이런 경쟁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됐다.

LG유플러스-CJ헬로 건의 경우 같은 이유로 8VSB시장에서 경쟁이 완화될 우려가 있지만, 디지털 유료방송시장과 이동통신시장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런 `경쟁 제한` 요소에도 불구, 기업 결합을 승인한 배경에 대해 "방송·통신 융합 산업이 발전하는 대세를 수용하고, 사업자들이 급변하는 기술·환경 변화에 적시(適時)에 대응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IPTV-SO 거대 기업결합 `빅딜`, 공정위 조건부 승인

하지만 `경쟁 제한` 효과가 분명한 만큼,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공정위는 이번 결합 승인에 적지 않은 조건(시정조치)을 붙였다.

우선 결합 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모두 2022년 말까지 케이블TV 수신료를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릴 수 없다.

8VSB 케이블 TV 가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8VSB와 디지털 케이블TV 간 채널 격차를 줄이고, 8VSB 케이블TV를 포함한 결합 상품 출시 방안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

아울러 공정위는 케이블TV 전체 채널 수, 소비자 선호 채널을 업체가 임의로 줄이거나 없앨 수 없고, 저가형 상품으로의 전환이나 계약 연장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했다. 반대로 비싼 고가형 방송상품으로의 전환을 강요하는 행위도 금지됐다.

다만 이런 시정조치의 적용 대상 시장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건에 차이가 있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티브로드 17개 방송구역 디지털 유료방송시장과 23개 방송구역 8VSB시장이 모두 포함되지만, LG유플러스의 경우 경쟁 제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 23개 구역 8VSB시장만 해당한다.

이 시정조치의 기한은 일단 2022년까지로 잡혔지만, 워낙 유료방송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공정위는 기업결합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업체로부터 시정조치 변경 요청을 받을 방침이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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