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이 美를 벗겨먹는다 생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초 한국이 미국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천문학적인 방위비 부담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드러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의 연설문비서관 가이 스노드그래스는 29일(현지시간) 공개된 신간 `선을 지키며 : 매티스 장관 당시 트럼프 펜타곤의 내부`에서 한국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인식을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시리아 철군 결정 등 여러 안보 현안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빚다 작년 말 사임했다.

저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동맹국과 해외 주둔 미군에 드는 비용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평하는 것을 넘어 비공개로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 외교안보팀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한국, 일본, 독일 등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할 수 있는지를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질문했다는 것이다.

이에 미 외교안보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맹과 해외 주둔 미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자 2017년 7월 중순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열기로 했다.

브리핑 전략을 짜는 회의에서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다른 나라들의 관계를 평가하는 12개 경제적 효용성 척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하면서, 그 기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보기엔 `한국이 최악`이다"라고 말했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전했다.

2017년 7월 20일에 열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첫 국방부 브리핑에서 매티스 장관은 미국의 안보를 위해 한국과 일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양국이 미군을 위해 큰 비용을 분담하는지를 한참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 일본, 독일 등 주요 동맹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무역협정은 범죄나 마찬가지"라며 "일본과 한국은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호통`을 쳤다고 스노드그래스는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여러 해에 걸쳐 만들어진 하나의 큰 괴물"이라며 "일본, 독일, 한국…우리 동맹은 어느 누구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고 불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우리를 심하게 이용해온 나라(a major abuser)"라면서 "중국과 한국은 여기저기에서 우리를 벗겨 먹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스노드그래스는 썼다.

그러면서 슬라이드를 향해 "`와, 저기에 우리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네`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 등에게 회심의 일격이라도 날리려는 듯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일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매티스 장관 등 외교안보팀의 준비와 노력을 허무하게 만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스노드그래스는 동료들의 `가슴이 내려앉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듬해 1월 두 번째 국방부 브리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스노드그래스의 전언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 미군의 대가로 미국이 뭘 챙기는지를 집요하게 따졌다고 한다.

해외 주둔 미군은 안보를 지키는 `이불` 같은 역할을 한다는 매티스 장관의 설명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손해 보는 거래라고! (한국이) 주한 미군에 대해 1년에 600억달러(약 70조원)를 낸다면 괜찮은 거래인 거지"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서도 돌출적 언행으로 자주 국방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같은 해 9월 유엔총회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 과격한 표현으로 북한을 자극한 것이 그 사례다.

스노드그래스는 백악관으로부터 받은 연설문 초안에는 그런 표현이 없었다며 "마지막 순간에 도발적 어휘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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