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김혜선 인턴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 선언이 있던 7월로부터 약 4개월이 지났다. 수출 규제 선언과 동시에 진행됐던 ‘일본 기업 불매 운동’은 그 열기가 식지 않고 여전히 타오르는 듯하다.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선언 당시 우리나라 반도체 시장의 휘청임은 피할 수 없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일본에서 수입해오던 불화수소를 약 90일간 수입 규제를 당했다. 한국은 일본의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되며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국민들은 ‘일본 생산 제품 불매 운동’을 실행에 옮겼다. 일본산 맥주, 음료, 과자 등 주변에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물품부터 유니클로, 무인양품, ABC마트, 세븐일레븐 등 다양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현장이슈] '日제품 불매운동' 그 후···매출 하락했지만 일자리는 줄지 않았다

△무인양품 신촌점.(사진=김혜선 인턴기자)



4개월이 지난 현재, 대학생들 사이에서 일본 불매 운동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신촌에 위치한 연세대 앞에는 무수히 많은 매장과 인파로 평일주말없이 발 디딜 틈 없지만 일본 브랜드인 ‘무인양품(MUJI)'매장에는 고객들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불매 운동 이전, 일본 기업에서 근무하던 강민주(22) 씨는 이 풍경에 대해 “불매운동 전에 일을 그만둔 건 다행이다”라며 “왜 이제야 이런 풍경이 보이는지 의문이지만 이제라도 불매 운동이 활성화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 매출액 증가?···"작년 동기 대비 큰폭 아냐"

21일 관세청은 10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입 현황을 발표했다. 관세청에 의하면 국내 수출·수입 현황은 수출 268억 달러, 수입 25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 (19.5%, 65.0억 달러), 수입 (20.1%, 63.8억 달러)이 감소했다. 이를 주요품목과 주요 국가로 현황으로 분석해본 결과, 국내 수입 주요 국가 중, 일본이 30.1%로 확연한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8개 카드사(삼성, 신한,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비씨)를 대상으로 유니클로·ABC마트·무인양품 3개사의 올해 7~9월 신용카드 매출액을 조사했다. 3개사의 매출은 7월 초 98억 4000만원에서 8월 넷째 주 37억 3000만원으로 62.0% 떨어졌지만, 이후 9월 넷째 주에는 62억1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매출 증가로의 반등은 겨울철에 돌입한 변수가 있다. 유니클로의 지난해 동기 매출과 비교해보면 지난해는 8월 매출 29억원에서 9월 98억원으로 대폭 뛰었다. 하지만 올해는 8월 11억원에서 9월 25억원으로 늘어난 것을 보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아니었다. 또한 3개사 말고는 의류제품 이외 주류·항공·잡화 등의 기업 매출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이슈] '日제품 불매운동' 그 후···매출 하락했지만 일자리는 줄지 않았다

△일본산 맥주 판매 중단.(사진제공=한경DB)



정우용 관세청 사무관은 지난 18일 한 방송에 출연해 일본 불매 운동 이후 일본 맥주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4.2톤, 수입액은 6000달러(약 700만원)였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99.9% 감소한 수치다. 전년 동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674만9000달러(약 79억 6000만원)였다.


정 사무관은 또 수출 규제 이후 100일간 일본 맥주 수입액 변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수출 규제가 시작된 7월 수입액은 ‘434만 2000달러’였는데, 이는 6월 수입액 ‘790만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45.1%)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어 8월 수입액은 22만3000달러로 7월보다 94.9%가 줄었다.


여전히 일본 주류에 대한 선호 및 매출이 상승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맥주 행사 제품에는 일본산이 빠지고 있고, 이자카야와 같은 일본식 술집도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일본 불매 운동으로 국내 일자리 감소 우려있지만···아르바이트생 직원 수 이상 無

이처럼 일본 관련 기업 및 제품들의 매출 하락세가 이어지며 국내 또 다른 시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매출 감소에 비롯한 일자리 감소다.


권명중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따른 매출 감소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일본과의 무역량이 줄어 그만큼 생산 감소가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 노동수요는 생산량에 대한 파생수요이기 때문에 생산량 감소에 비례해 노동수요가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재직 중인 직원들은 매출 감소에 따른 인력 감소를 체감하고 있을까. 대표 일본 기업들로 언급돼 불매 운동이 불붙어 있는 유니클로, ABC마트, 세븐일레븐 아르바이트생들의 대답은 ‘아니다’였다.


세븐일레븐에서 약 2년간 근무한 변 모(23)씨는 실제 매출의 감소는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변 씨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시작 때 수입이 떨어졌고 그 떨어진 수입이 여전히 유지 중”이라며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도 맥주 같은 주류 같은 것에서도 ‘일본 맥주 아닌 게 맞냐’고 여전히 묻는다”고 말했다.


변 씨에게 기존 아르바이트생 고용 축소나 시간 단축이 있는지 묻자 “불매 운동 이후 오전 아르바이트생 2명, 새벽 아르바이트생 2명이 바뀌긴 했다”며 “하지만 고용축소 방침에 따라 해고된 것은 아니고 아르바이트생들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즉,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따른 자진적 고용 감소는 있어도 기업이 직원을 줄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ABC마트에서 일했던 이 씨도 직원 감소는 체감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씨는 “불매 운동 시작 당시에는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는데, 최근 매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직원 감소도 듣지 못했고 오히려 새로운 지점을 오픈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ABC마트를 일본 기업인 줄 모르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고 신발 멀티숍 중에서는 명성이 있어 쉽게 불매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권 교수는 “현실적으로 일본 기업들은 생산량 축소에 비례해 기존 고용 근로자를 축소하기 보다 퇴직과 같은 자연 감소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일본의 인력 부족으로 한국의 대학 졸업자가 일본 노동시장으로 투입되고 있었지만, 한일 외교 갈등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일본 취업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hsunn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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