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여론조사는 표본과 설문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
학생의 휴식권과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학원 일요일 휴무제’의 도입을 위해 지난 9월 20일 서울교육청이 공론화 절차에 돌입하였다. 공론화의 첫 단계는 온라인과 전화를 통한 사전 여론조사로, 초·중·고등학생 1만2000명과 학부모 8000명, 교사 2500명, 일반 시민 1000명 등 총 2만3500명을 대상으로 이달 15일까지 실시되었다. 교육청은 휴무제의 찬반 분포 및 이유, 일요일 학원 이용 여부 등을 묻는 여론조사를 통해 서울 시민 전체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공론화 과정 전반의 대표성과 수용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여론조사는 숙의민주주의에 따라 국민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신뢰성과 타당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의 통계는 표본의 무작위성과 조사 방법론상의 합리성 여부에 따라 왜곡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럴 허프는 그의 저서인 『새빨간 거짓말, 통계』에서 “통계학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정직하게 사용하는 발표자와, 그 뜻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대중이 함께 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황당한 말장난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의 정확도는 표본 추출 방법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 통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본이 모집단 전체를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앞서 언급한 ‘학원 일요일 휴무제’의 경우 여론조사의 대상인 초·중·고등학생 1만2000명이 어떤 방법으로 추출된 표본인지가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선택된 학생들의 나이, 거주지, 학습능력 등이 편향되어 있다면 왜곡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론조사의 기초가 될 표본은 무작위로 추출된 것이라야 하며, 모집단 전체의 구성원이 표본으로 선택될 동일한 기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표본의 중요성에 대하여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국을 끓일 때 모든 국물을 다 마셔보지 않아도, 한 숟가락만 먹어 보면 국의 간을 알 수 있다. 다만 국이 잘 섞여 있어야 한다.”

대통령 지지율, 선거 당선 확률, 대학입시제도 등 일상생활에서 뉴스나 신문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를 접할 때, 통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현명함을 갖추어야 한다.

김재현 생글기자(가원중 2년) jenny221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