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 日, 11년간 한국과 무역서 `부가가치 흑자` 159조원?
일본이 최근 11년간 무역을 통해 한국에서 거둔 부가가치 흑자가 총 1천352억 달러(약 159조원·이하 현재 환율 기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글로벌 가치사슬`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큰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부가가치 기준 무역통계(TiVA, Trade in Value Added)를 보면 2005∼2015년 일본이 한국에 거둔 TiVA 기준 무역흑자는 1천352억 달러였다. 같은 기간 한국에 대한 일본의 총 무역흑자는 3천32억 달러(약 357조원)였다.

TiVA 기준 무역 통계란 수입품의 통관 기준 가격으로 포착하는 기존 무역통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중간재 가격 등을 제거해 수출국에서 얼마나 부가가치를 창출했나를 보여주는 통계다. OECD가 매년 산출한다.

일본이 중국에서 1달러어치 쌀을 수입해 사케를 제조한 후, 한국에 총 10달러에 수출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기존 무역통계로는 일본이 10달러 흑자를 봤다고 본다. 하지만 TiVA 기준으로는 중국산 중간재 가격을 제외한 9달러를 흑자로 계산한다. 일본이 생산해 손에 쥔 부가가치가 9달러란 의미다.

기업 간 거래로 치자면 기존 무역통계는 `매출`, TiVA 기준은 제3국에서 수입한 원재료비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 개념과 비슷한 성격이다.

결국 11년 동안 한국과 일본이 교역하면서 한국 땅에서 빠져나간 357조원 가운데 159조원이 일본 땅에 남았다는 이야기다.

세부적으로 보면 2005∼2015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과 수입 총액은 각각 6천910억 달러(약 815조원), 3천878억 달러(약 457조원)였다.

같은 기간 TiVA 기준으로는 수출은 3천876만 달러(약 457조원), 수입 2천525억 달러(약 298조원)였다.
`수출규제` 日, 11년간 한국과 무역서 `부가가치 흑자` 159조원?
일본의 대한국 무역 흑자는 꾸준히 줄어드는 가운데 TiVA 기준 흑자는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005년 273억 달러(약 32조원)였던 일본의 무역 흑자는 2015년 157억 달러(약 19조원)로 58%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TiVA 기준 흑자는 140억 달러(약 17조원)에서 39억달러(약 5조원)로 28% 주준으로 줄었다.

이렇게 TiVA 기준이 더 빨리 감소한 이유로는 글로벌 가치사슬(밸류 체인)이 더 복잡해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가치사슬은 제품의 설계와 원재료 조달, 생산, 판매 등 과정이 단일 국가가 아닌 전 세계 다수 국가로 퍼지며 형성되는 연쇄적인 분업체계를 말한다. 21세기 세계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한국에서 설계한 후 러시아에서 원재료를 조달해 일본에서 중간재로 가공한 뒤 중국에서 최종 조립해 미국에서 최종 소비하는 것이 그 예다.

TiVA 기준 흑자가 더 빨리 감소했다는 것은 일본이 한국에 수출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그 이전 사슬 단계에서 그만큼 더 많은 국가가 참여했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규제한 대 한국 수출 품목이 제3국의 중간재를 많이 사용한 품목이라면 가치사슬이 끊기게 돼 제3국 중간재의 일본 수출길이 막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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