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국세행정서비스헌장'을 전면 손질한다.

헌장을 만든 이후에 오랜 시간 동안 수정되지 않아 변화된 세정환경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이 헌장은 국세공무원이 업무를 수행할 때 구체적인 행동 사례를 든 일종의 '약속'인 만큼, 개정을 통해 납세자가 실질적으로 권익을 보장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게 큰 방향성이다.

그런데 이 같은 선언이 구호에 그칠 우려도 존재한다.

'현실감'이 떨어진 문구 수정만 이루어지고 다양한 민원사례에 대해 즉각적 대응 방안은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세공무원의 과오로 인한 보상의 경우 실효성 자체가 없는데도 되려 혜택을 키우는 방향으로 고쳐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세청은 한국세법학회로부터 국세행정서비스헌장 개선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연구용역 보고서를 제출받았다. 국세청은 이 보고서에 대해 "개정안 마련에 (기초자료로)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 안에 헌장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헌장은 1991년 제정된 이후 3차에 걸쳐 손질을 거쳤지만 2004년 이후엔 사실상 방치해두었다.

이렇다보니 현장과 괴리감은 컸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2004년 이후 개정하지 못해 변화된 세정환경과 높아진 납세자의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제시한 안을 보면, 헌장은 현재 세정환경에 맞게끔 현실화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령 민원인이라는 표현은 납세자로 바꾼다거나 세금과 관련된 민원을 모바일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는 문구가 새로 들어가는 식이다.

대민 서비스기관 이미지를 심기 위한 차원에서 성실, 공정, 친절이라는 문구도 넣을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담겼다.

그런데 이러한 헌장을 뒷받침하는 '이행표준(행동강령)'에 있어선 뚜렷하게 달라진 내용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신고안내 부분을 보면, 현행은 '각종 세금신고 때에는 신고방법, 절차 등을 미리 안내함으로써 신고에 따른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적혀있는데, 세법학회가 제시한 안에는 2004년 당시에 없었던 제도인 근로·자녀장려금이란 문구만 추가했다.

잘못된 서비스에 대한 시정 부분은 헌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데도 어떠한 보완책도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 국세공무원의 과오로 인해 납세자가 세무서를 다시 방문했을 때 보상격인 5000원(전화는 2000원)상당의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상규정은 있으나마나다.

국세청 관계자는 "실제 지급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세법학회 제시안은 이 금액을 1만원으로 올리도록 했다.

직원들의 전화응대 요령에 대한 불친절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으나, 이를 해결하려는 국세청의 의지도 그다지 높지 않은 모양새다.

헌장에는 이러한 사실을 알렸을 때 해당 공무원을 재교육하겠다는 조문이 들어가 있다.

아울러 헌장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3회 이상 누적 시 인사상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는 조문을 새로 넣는 방안도 제시됐다. 하지만 국세청의 최종안에 담기질 않을 전망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직원들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에, 이 부분은 반영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공언한 만큼 '매년 납세자 만족도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성과에 반영하겠다'는 제시된 조문도 국세청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yubyoup@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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