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광역시장 재선거 투표 행렬에 현지 공항·터미널 '만원'
휴가 미루고 결혼식도 변경…투표소로 향한 이스탄불 유권자들
야당의 승리로 돌아간 터키 이스탄불 광역시장 재선거가 치러진 지난 주말 현지의 공항, 버스 터미널, 항구는 투표하기 위해 휴가지나 고향에서 서둘러 돌아온 시민들로 만원을 이뤘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스탄불로 향하는 항공기, 버스, 페리가 최대한으로 가동됐고, 주요 버스 터미널 등에는 터키 전역에서 수천 대의 버스가 몰려든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경제·문화의 중심지인 이스탄불에서 일요일인 지난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이번 선거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일종의 '국민투표'로 인식돼 그 결과에 터키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휴가 미루고 결혼식도 변경…투표소로 향한 이스탄불 유권자들
이스탄불 시민들은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여름 휴가 계획을 연기했고, 심지어는 결혼식 일정을 변경하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비날리 이을드름(63) 전 총리를 후보로 내세운 집권 '정의개발당'(AKP)과 이에 맞서는 에크렘 이마모을루(49) 전 베일리크뒤쥐 구청장이 소속된 야당 '공화인민당'(CHP)도 지지자들이 투표소에 가도록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날 재선거는 지난 3월 말 실시된 선거 결과가 무효가 되면서 시행됐다.

당시 이마모을루 후보가 0.2%포인트 득표율 차이로 신승을 거두자 집권 AKP 측은 투표소 감시원 자격요건이 위반된 사례 등을 들어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지난달 터키 선거 당국은 야당의 반발에도 이마모을루의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시행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재선거에서 이마모을루 후보는 54%의 득표율로 이을드름 전 총리를 9%포인트 차로 앞질러 오히려 득표율 차이를 벌려놨다.

그의 재선거 승리와 당선이 최종 확정되면 이스탄불 광역시는 25년 만에 에르도안 대통령 세력의 시정 지배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