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외국과 상품, 서비스 등을 거래해 벌어들인 돈보다 지출한 돈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이번 경상수지 적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몰린 데 따른 일시적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수출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정부는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이지만 전문가들이 상당히 우려 섞인 시각으로 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경상수지 적자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의미는 크다. 우리나라는 2012년 5월 이후 올 3월까지 무려 83개월간 흑자를 이어왔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글로벌 경기가 휘청일 때마다 충격을 줄여주고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유지하는 힘이 됐다. 국민들은 흑자를 당연시하게 여겨왔다. 외국인도 한국을 흑자 국가로 자연스럽게 인식했다.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이 불거졌는데도 국내 시장에 해외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된 것은 해외 투자자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이끄는 수출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흑자 행진이 중단되면서 ‘적자가 날 수도 있는 나라’로 바뀌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경상수지는 5월 이후 다시 흑자로 전환하겠지만 수출 호황이 이어졌던 지난해 중순과 비교하면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띨 가능성이 높다. 7년 만에 찾아온 적자는 여러모로 우리나라 경제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강한 경고를 담고 있다.

경상수지는 왜 적자가 났을까. 앞으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전망은 괜찮을까.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고경봉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