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주요 매체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홍군의 대장정(大長征) 출발지를 방문해 언급한 `신(新)대장정`을 일제히 부각하며 내부 결속과 역경 극복 의지를 강조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24일 1면 논평을 통해 "우리는 오늘 새로운 대장정 위에 서 있다"면서 "국내외 각종 중대한 위험과 도전에 맞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새로운 승리는 전 당과 전 국민이 혁명 의지를 견지함으로써 이룰 수 있다"며 "올해는 신중국 건국 70주년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사명을 기억하는(不忘初心,牢記使命) 정신을 교훈으로 삼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썼다.

신문은 이어 "한 세대 한 세대 이어가는 대장정에는 각 세대가 감당해야 할 것이 있다"며 "우리 세대의 대장정은 `양대 100년`(공산당 창당 100주년·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 목표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대 100년`은 시 주석이 집권 1기를 시작하면서 제시한 국정 목표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까지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실현하고, 건국 100주년(2049년)까지 부강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만드는 것을 가리킨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도 이날 논평에서 시 주석이 언급한 `신대장정`이 미중 무역전쟁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시 주석이 제시한 신대장정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악화하는 상황을 겨냥한 것"이라며 "당은 인민들이 이전에 겪었던 역경을 다시 떠올리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공산당은 장기간의 투쟁 경험이 있다"며 "중국 재부흥의 과정을 절대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쑹루정 푸단대 중국연구소 연구원은 글로벌 타임스 인터뷰에서 "대장정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면서 "이는 적이 우리보다 강하다는 것, 그 과정이 험난하고 길다는 점 그리고 전 국가적 지지를 통해 결국에는 승리를 거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매체들은 외부의 위협에 맞서 내부 결속을 강조함과 동시에 미중 무역전쟁을 촉발한 미국에 대한 비난도 이어 갔다.

인민일보는 이날 사설 격인 종성(鐘聲)에서 "미국은 1980년대에도 일본의 자동차 산업에 제재를 가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미국 자동차 제조업에 종사하는 6만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무역정책은 제로섬 게임이나 승자와 패자가 있는 싸움이 아니다"라면서 "공평한 경쟁과 협력만이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 해외판도 1면 논평을 통해 미국 경제의 문제를 `미국병`이라고 거론하면서 문제의 원인은 다른 국가의 발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부적인 요인에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이 남 탓을 하고, 중국에 화풀이하는 것만으로는 미국병을 치료할 수 없다"면서 "중국을 원망하고, 중국의 기술 수출을 막는다고 해서 미국 제조업의 발전 동력이 감소하는 병을 치료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타임스도 "미국이 관세율 인상으로 중국 제조업에 타격을 주기를 원하지만, 중국 제조업 중심지인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의 기업들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미 무역전쟁이 둥관의 기업들에 약간의 타격을 줄 수는 있지만, 일시적일 뿐"이라며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산업과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中 인민일보 "미국, 중국에 화풀이로 미국병 치료 못해"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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