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원의 초대형 특허분쟁을 진행해온 애플이 5G(5세대) 이동통신의 급속한 진행에 따라 핵심 기술을 가진 퀄컴에 결국 항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애플과 퀄컴이 법원에서 본격적인 공방전을 시작하기 전에 극적인 합의에 도달하고 전 세계에서 제기한 각종 소송들을 일괄적으로 취하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과 퀄컴간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이 퀄컴에 일정 금액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양측이 '2년 연장' 옵션의 6년짜리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4월 1일을 기준으로 소급해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애플에 대한 퀄컴의 모뎀 칩 공급도 재개될 것 전망이다. 특허 전쟁과 맞물려 퀄컴의 모뎀 칩 공급이 끊기면서, 애플은 최신형 스마트폰 등에 인텔의 모뎀 칩을 사용해왔다.


법원에서 공개변론을 시작하자마자 양사간에 전격적인 합의가 이뤄지면서 재판부는 배심원단을 해산조치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WSJ은 “퀄컴 변호인 측이 공개변론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애플은 모뎀 칩 공급자인 퀄컴이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특허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최대 270억 달러에 이르는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퀄컴은 특허료 징구에 문제가 없는 것은 물론 오히려 애플이 계약을 위반했다며 역으로 70억 달러를 청구했다.


16일(현지시간) 양사가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애플은 퀄컴에 지불하는 특허료를 공개하지 않는 6년 라이선스+2년 연장 라이선스 계약에 2019년4월1일 기준으로 동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퀄컴 최고경영자 스티브 몰렌코프(Steve Mollenkopf)는 “애플과 분쟁관계에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직전 상황에 있다”고 밝혔지만 애플 CEO 팀 쿡은 이러한 주장을 부인하면서 “양측은 3분기 이후 더 이상 협의를 진행한바가 없다”고 말했다.


애플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아이폰에 퀄컴의 모뎀(통신용) 칩을 전량 탑재했지만 특허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해에는 전량 인텔 칩셋으로 전환했다.


양사가 합의에 도달한 배경에는 급속히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는 5G 시대의 도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퀄컴은 이미 5G모뎀 칩을 공급하고 있고 경쟁자인 삼성전자는 물론 중국 기업들까지 텃밭인 미국시장을 넘보는 상황이 됐다.


인텔은 올해 5G모뎀을 공급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업계와 시장에서는 오는 2021년까지 완벽한 제품을 공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으로 일치된 의견이었고 이에 애플은 삼성전자나 미디어텍 및 화웨이와 5G모뎀 공급관련 협상을 진행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양사의 라이선스 계약은 올해 4월1일부터 효력을 발생하지만 아이폰에 퀄컴 칩이 탑재될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모델처럼 아이폰11의 변형 버전으로 출시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미디어들은 “합의는 양사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며 “애플은 이제 5G 모뎀 칩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고 퀄컴은 자신의 요구를 상당부분 관철시킴으로써 사업적 이익을 취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조세일보 / 백성원 전문위원 peacetech@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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