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급매물 거래가 반짝 증가한 이후 이달 들어 다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고점대비 수억원이 내린 재건축 등 서울 지역의 주요 아파트를 중심으로 대기 수요가 움직였지만 싼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다시 오르자 거래가 끊겼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시장에서는 가격 하락 여지가 있다는 인식이 강해서 급매물이 아니면 팔리지 않는다"며 "관망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서울 지역에서 가장 먼저 급매물이 팔리기 시작한 것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다.

작년 9·13대책의 직격탄을 맞으며 고점에서 3억∼4억원씩 낮은 급매물이 나오자 한동안 시장을 관망하던 대기 수요자들이 지난달부터 매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2일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건수 기준)은 899건으로 일평균 74.9건이 신고됐다.

이는 지난 3월의 하루 57.7건, 2월의 56.3건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주택거래신고일은 계약후 60일 이내로, 이달 거래 신고가 증가한 것은 실제로 2, 3월에 계약이 늘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달 거래량도 작년 같은 달의 하루 평균 거래량(206.6건)에 비하면 여전히 작은 수준이지만 연초 극심한 거래 절벽에 비해서는 다소 거래의 숨통이 트인 모양새다.

송파구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주택시장의 중대 변수로 꼽히던 공동주택 공시가격 예정가격이 지난달 중순 공개되면서 단독주택보다는 덜 올랐다는 안도감과 함께 불확실성 제거가 급매물 소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세도 다소 주춤해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 4구 주간 아파트값은 지난 1월 말 0.35%, 3월에는 주간 0.18∼0.19%씩 떨어졌으나 최근 3주 동안은 -0.07∼0.10%로 낙폭이 다소 둔화했다.

그러나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이달 들어 거래시장은 다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79㎡의 경우 지난해 9·13대책 이후 나왔던 15억원대 급매물이 모두 소진된 후 이달 초 실거래가가 16억4천만원으로 오르자 다시 매수세가 붙지 않고 있다.

지난해 최고금액인 18억5천만원에서 3억∼3억5천만원 이상 빠진 급매물이 소진되고 1억5천만원 오른 매물만 남게 되자 매수자들이 다시 관망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5㎡는 지난해 최고가(19억2천만원)에서 3억원 이상 떨어진 16억1천만∼16억2천만원짜리 급매물이 소진된 후 지난달 실거래 금액이 18억원으로 오르자 최근 다시 매수세가 끊겼다.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달에만 17건 정도의 매매가 이뤄진 뒤 이달에는 거래가 거의 없다고 한다.

잠실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자들이 관심 갖는 것은 급매물뿐"이라며 "아직 시장에 가격이 오를 만한 모멘텀이 없다는 인식이 강해서 추격 매수는 일어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 대치 은마와 잠실 주공5단지 조합원들이 재건축 조속 이행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를 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개적으로 "강남 재건축 인가는 어렵다"고 밝힌 것도 관망세에 힘이 더해진 분위기다.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고점에서 20%가량 떨어진 급매물이, 서초구 잠원동의 일반 아파트는 10∼15% 낮은 급매물만 일부 거래된 뒤 이달 들어 다시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임대사업자 대출이 막힌 이후에는 매수세가 확연히 줄었다"며 "시세보다 아주 싼 급매물 아니고는 (매수 대기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싼 매물 없다" 서울 아파트 다시 관망세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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