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 김민아 파트너



12월말 사업연도 법인으로서 이제 막 법인세 세무조정 신고를 완료한 세무 실무진이 4월을 맞이하는 마음은 편하지 만은 않다. 책상 한 켠에 미해결 세무 이슈들이 검토 순번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이 활발하나 관련 대응을 이제 준비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한을 앞두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다소 막막한 사안 중 하나가 주재원 관련 기업의 세무 방침과 절차를 확립하는 일이다.


한미간, 그리고 다자간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의 시행으로 본격화된 주재원들의 세무상 거주자로서 소득세 납세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업 차원의 투명한 세액보전정책과 구체적인 실무방침의 수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해외 파견으로 인한 현금성 가처분소득의 증가 폭이 본국과 파견국에서 세금의 증가 폭을 따라가기 힘든 데다, 원천징수·과세연도·신고기한 등 국가간 소득세제의 차이가 현금흐름 문제를 야기시키기 때문에, 적정한 세액보전정책을 정립한 이후에야 주재원들의 성실 신고를 독려할 수 있게 된다.


오랜 세월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해 온 다국적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주재원 세액보전정책의 유형에는 크게 세부담균등화 정책(Tax equalization), 세부담보호 정책(Tax protection), 세액보전수당 정책(Build-up)의 3가지가 있다.


세부담균등화 정책은 어느 국가로 파견되는지와 무관하게 본국 근무 종업원 수준으로 주재원의 세금 부담액을 균등화해 구매력과 현금흐름을 본국 수준으로 유지시킬 목적으로 시행한다.


파견과 무관하게 지급받을 가상의 본국급여에 대해서 본국 소득세법을 기초로 산정한 가상의 세금을 주재원 급여에서 매월 공제하고, 연말 이후 가상 본국급여의 변동분과 제 공제항목을 반영한 최종 가상세금을 계산해 연중 공제된 금액과의 차액을 정산한다.


여기까지가 주재원 본인이 부담해야 할 세액이다.


파견으로 인해 추가 지급되는 각종 수당 및 복리후생 비용까지 포함한 실제 과세소득에 대해 본국과 파견국의 소득세 신고시 발생한 실제 세금은 가상세금과 회사 재원을 바탕으로 회사가 전액 납부한다. 즉, 회사 부담액은 실제 세금에서 주재원이 부담한 가상의 세금을 차감한 나머지가 된다.


세부담보호 정책은 본국 근무 종업원 수준에 상응하는 세부담 한도를 지정하고 이 한도를 넘어서는 추가 세금이 실제로 발생하는 경우에만 그 초과액을 회사가 보전하는 정책이다. 주재원이 실제 발생하는 모든 세금을 먼저 납부한 후, 회사가 세부담 한도 초과액을 주재원에게 지급한다. 주재원의 일시적 유동성 문제를 감안해 회사가 세금 납부를 위한 가지급금을 지급하고 추후 정산하기도 한다.


세액보전수당 정책은 본국과 파견국에서 발생할 세금을 추정해 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금액을 수당으로 지급하고, 동 수당을 재원으로 주재원이 양 국가에서 발생하는 실제 세금 납부를 책임지는 방식이다. 실제가 아닌 예상 세액을 기준으로 보전한다는 것이 주된 차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정책의 단순성 및 집행의 편리성 보다는 파견 기간 동안 본국에서 적용될 세무상 거주자 지위와 과세소득 범위로 요약되는 본국의 납세의무에 따라 적합한 세액보전정책의 유형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소득세제의 유사성을 보이는 미국과 한국에서 가장 널리 채택되고 있는 세부담균등화 정책 내에서도 개별 국내 기업별로 사업 전략·위험과 비용에 대한 민감도·조직문화 및 인사 정책에 따라 그 세부 구조와 절차가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은 더욱 흥미롭다.


세액보전정책은 주재원의 가처분소득 보장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고 성실 신고를 유도함으로써 불필요한 세무 위험으로부터 납세자인 주재원을 보호한다. 기업 측면에서도 우발부채나 기업 평판의 훼손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는 한편, 적합한 인재를 해외 어느 곳이든 적시 파견하고 파견 근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세무가 지원해야 할 초석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조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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