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파워인터뷰 The CEO시간입니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인 동시에, 국가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도 꼽히는데요.

특히 최근에는 혁신신약 개발을 통해 기술수출과 글로벌 진출 등의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예전과 비교해 그 위상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파워인터뷰, The CEO>에서는 190여개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을 회원으로 둔 국내 최대 제약산업 단체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원희목 회장님을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1. 먼저 제약바이오협회에 대한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원희목 회장>

제약바이오협회는 국내 190여개 제약사들이 회원사로 있습니다. 창립 이후 74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협회에서는 주로 합성신약, 바이오의약품, 천연물 의약품 등을 개발하고, 제약에 대한 총 망라하는 일들을 하는 회원사들이 모였습니다. 제약바이오협회를 중심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하고 있는데 바이오벤처나 바이오 스타트업, 연구기관들과 연계해 의약품 개발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 지난달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재선임되면서 3년간의 임기를 수행하게 되셨는데요. 개인적인 소회와 각오를 말씀해 주신다면요.

<원희목 회장>

재작년에 취임한 후 1년 가까이 일을 하다가 사정으로 인해 10개월 쉬었다가 다시 일을 하게 됐는데요. 제약 산업에 과한 것은 당초 약사회장을 할 때나 국회서 일을 할 때나 창약, 약을 만드는 일이 제 평생 과업 중 하나라 생각했습니다. 협회장을 맡고 보니 더더욱 이 일을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할 일도 많고, 지금 같은 경우는 특히 제약 산업이 큰 기로에 서 있어서 회원사들과 또, 정부와 함께 힘을 합한다면 미래 동력 산업으로 제약산업이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3. 최근 간담회 등을 통해 제약산업을 ‘국가주력산업’으로 선언해달라며 제약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호소했는데요. 제약바이오 업계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실제 정부 지원과 관련해 산업 현장의 체감도는 어떠한가요?

<원희목 회장>

그동안 정부에서는 철강, 조선, 반도체, 자동차 등을 국가주력산업으로 동력을 실어주며 집중적으로 육성해왔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나라 경제, 산업 구조를 볼 때 미래 동력 산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우리나라와 딱 맞는 산업이 제약바이오산업이라고 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정부 관계자들이나 국회, 국민들이 인식은 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미래 동력 산업으로서 제약 산업을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노력에 대한 체감지수는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직접적인 투자나 규제 개선과 같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이고 노력들이 가시화돼야 될 때라 생각합니다.

4. 업계에서는 해외임상 세액공제 확대 등 세제 지원 등 국내 임상시험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높은데, 구체적으로 바라는 정부의 지원 방향이 있다면요?

<원희목 회장>

일단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신약을 개발할 때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데 굉장히 ‘하이리스크(고위험)-하이리턴(고수익)‘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리스크가 높은 만큼 제대로 개발돼야 하는데요. 비아그라나 타미플루와 같은 의약품 한 품목이 수출주도형이 나라에서는 수출액의 엄청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즉 대박을 칠 수 있는 품목이기도 합니다. 제약 산업을 육성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R&D 투자 비율을 높여 달라는 겁니다. 그 다음으로 조세감면의 경우도 벨기에 같은 경우에는 법인세의 80%까지 R&D 투자에 대해 감면해주고 있습니다. 규제개혁 등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실질적으로 진행이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R&D 투자 비중만 해도 일본 19%, 미국 37%, 벨기에 40%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8%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처럼 규모가 작은데다가, 퍼센트도 낮은 상당히 열악한 상황이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5. 구체적으로 업계 현안 문제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발생한 ‘발사르탄 사태’를 계기로 무분별한 복제약 난립을 막기 위해 공동생동성시험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협회에서는 1+3제도를 먼저 제안했는데 그 배경과 이에 관련해 업계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원희목 회장>

업계에서 상당히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아직 제네릭(복제약) 기반인데 제네릭에서 수입이 창출돼 그 수입원으로 신약개발과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제네릭을 어떻게 하면 강화시킬것이냐가 큰 과제였습니다. 실제 공동생동성을 무제한으로 풀어 제네릭의 숫자가 과도하게 많아지는 현상이 벌어졌죠. 그래서 발사르탄 사태 발생하기 전에 ‘1+3’을 업계에서 먼저 제안을 했었습니다. 제네릭 난립으로 생기는 문제가 커서 우리 스스로 이 정도는 돼야 되겠다 했는데 그때 그러던 차에 발사르탄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1+3’을 제안했던 것은 제네릭 난립도 막고, 그렇다고 갑자기 공동생동 제도를 폐지해버리면 시장 충격이 크기 때문에 1+3정도로 해서 4품목 정도로 제한을 하자고 한 겁니다. 그때도 상당히 힘들었어요. 회원사들이 지금까지 국가정책을 따라서 해오던 패턴을 바꾸려다보니 쉽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제네릭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은 감내해서 힘을 모아서 가보자 하고 회원사들에게 호소하고 설득을 해 왔습니다. 내부적으로 그렇게 가고자 하는 설득의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6. 공동생동 제한 이외에도 제네릭 규제를 위해 복지부에서는 약가를 차등지급하거나 일괄적으로 약가를 인하하는 등 약가인하 제도를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입장은 무엇인가요?



<원희목 회장>



‘보험약가 인하’는 보험재정의 문제에서 전반적인 추세로 가야된다는 건 인정합니다만,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제네릭 의약품들이 원가구조가 60%가 넘습니다. 제네릭을 통해 수익구조를 만들어 신약개발, R&D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선순환구조인데, 제네릭에서 그런 부분이 무너진다면 제약산업의 동력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특별하게 가격을 올려달라고 하지는 않지만 적절한 선을 잘 지켜야 한다고 봅니다. 약가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현장의 목소리도 잘 듣고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7. 지난 2010년 ‘불법 리베이트 쌍벌죄’가 도입됐고 협회에서도 자정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법 리베이트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있을까요?

<원희목 회장>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불법 리베이트로 오명이 씌워진 게 꽤 됐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금 불법 리베이트 적발된 건은 수년 전에 있었던 건입니다. 재작년부터 ISO37001, 국제공인 부패방지시스템을 15개사가 이미 인증을 받았고 올해 연말까지 주로 이사사들을 중심으로 50여곳 정도가 받을 예정입니다. ISO37001가 CP(공정거래준수프로그램)와 다른 게 리베이트나 관계되는 부서만 하는게 아니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학습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서 평가를 하는 것입니다. 1년마다 재평가를 하구요. 상당히 고단위의 윤리경영 정책이죠.

실질적으로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에 이제는 예전과 달리 리베이트 문제로 오너가 구속되는 일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왔거든요. 실제로 영업구조도 리베이트에 의존하던 데서 상당히 탈피하고 있고, 많이 달라졌습니다. 자꾸 나오는 것들은 전에 있었던 것들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 계속 시정해 나갈 것이며, 리베이트 부분은 조만간에 상당부분 정리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8.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규모가 5조원이 넘었다고 하는데, 올해도 신약개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기술수출에 대한 상당한 성과가 기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한 전망을 해 주신다면요?

<원희목 회장>

신약개발은 기초 기술부터 시작해 전임상, 임상, 글로벌 임상 통해 시판되고 글로벌 마케팅 통해 판매가 되는데, 아직은 글로벌 임상 3상을 통해 발매하는 그 정도의 역량은 약합니다. 그래서 기초단계나 임상1상 단계에서 기술수출해서 라이센싱 아웃(기술이전)해 일단은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또다시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4조, 5조라고는 이야기하지만 어떻게 보면 조금 더 임상 2상, 3상 등 후기로 갈수록 부가가치가 커집니다.

그래도 우리 기업들이 기초 연구단계나 임상초기 단계에서 기술을 라이센싱 아웃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갔다는 것도 굉장히 대견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별다른 큰 지원도 없이 제약기업들이 해낸 성과라고 보구요. 여기에 조금만 더 동력을 실어준다면 좀 더 많은 케이스가 생겨날 겁니다. 실제 우리가 가진 파이프라인인 1천여개 됩니다. 그 파이프라인이 신약개발의 과정에 있는 거고. 기술수출은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구요. 글로벌 빅 파마들이 라이센싱 인(기술 도입) 할 수 있는 물질들이나 연구결과를 얻기 위해 한국의 바이오벤처나 제약회사들과 접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 시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 보구요, 문제는 그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정부 차원에서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면 그 효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9. 하지만 이 같은 토종 신약이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성과를 보상하는 약가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협회에서도 이를 중점 과제로 삼고 있다지요.



<원희목 회장>

(신약 개발은) 상당히 리스크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때문에 신약이 개발이 돼서 나왔을 경우 특허기간 동안 약가를 보전해주고 경쟁 제품이 출시 되지 못하도록 하는 보호장치가 있죠. 약가가 신약을 처음에 론칭할 때 우리나라에서 약가가 적게 잡히면 글로벌 시장에 나가서도 적게 잡힙니다. 약

가 정책에 있어서는 토종 기업들이 그 노력을 해서 신약을 낸다면 그 신약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지 보호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 통상 압력 등이 있기 때문에 한계는 있지만 국산 신약의 제대로 된 연구나 출시 과정에서 동력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약가정책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글로벌 신약과는 차별화된, 국내 신약에 대한 보호장치는 어떤 형태로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 최근 대법원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염을 변경해 개발하는 개량신약 특허권 침해에 대한 판결이 나오면서 제약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협회에서는 어떻게 대처해 나갈 생각이신지?

<원희목 회장>

1심, 2심에서는 염변경 문제가 특허권 침해가 무리가 있다라고 본 것을 대법원에서 판결을 다르게 낸 건데요, 우리나라가 혁신형 신약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아 신약 중에서는 개량신약이 상당히 중요한 포션입니다. 혁신신약을 만들기 위한 전단계에서 개량신약을 만들면서 노하우가 많이 생기고 시장 진출을 하는 과정이라고 보는데, 대법원의 판결이 이렇게 난 것은 국내 업체들에게는 사실 충격적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하려 하고 있습니다.

11. 올해 협회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지원센터를 설립하는데,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요.

<원희목 회장>

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AI 신약개발 지원센터를 설립하는데, 제약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AI는 산업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 등에서는 이미 시작을 했고 우리나라는 조금 늦었어요. 빅데이터 등은 정부에 데이터가 많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보건산업진흥원과 사용자, 즉 AI를 통한 신약개발을 하고자하는 기업체들이 함께 민관 협치 방식으로 하게 된 겁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산업통상자원부 쪽에서도 기술이나 컨텐츠를 협조해야 합니다. 제약은 특히나 다큐멘터리 리서치, 문헌조사부터 엄청나게 시간이 걸립니다. AI 센터가 활성화되면 임상시험의 시간과 비용이 전체 10~15%까지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협회는 2년 전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세계적인 회사들을 접촉했고, 10개 정도의 회사들이 시범적으로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3월에 시작이 되는데 R&D 구조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고 복지부에서도 우선 과제로 삼아서 진흥원과 파트너링을 하고 있구요. 빅데이터 관련 업체나 첨단의료복합단지, 기관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노력들을 할 겁니다. AI지원센터가 글로벌 신약 개발을 목표로 미래동 력 산업의 중요한 고지를 향해 갈 때 상당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12. 마지막으로 올해 제약바이오협회의 구체적인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시청자 여러분들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희목 회장>

제약바이오협회의 올해의 목표는 일단은 제약 산업을 육성하자는 것입니다. 공공적으로 가격을 결정해주는 유일한 제품이 약입니다. 공급자가 정하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의 경제적 역할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할까지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에 제약산업을 ‘국민 산업’이라고 명명한 겁니다. 제약 산업이 예전에 추진했던 동력산업을 보면 자동차든 반도체든, 특정 산업군이나 자본군에 집중돼 왔습니다. 하지만 신약개발을 통한 제약산업은 연구기관, 대학, 바이오벤처, 바이오스타트업, 임상기관, 제약회사 등 보건의료분야의 인프라 전체가 움직이는 산업입니다. 특정한 기업이나 특정한 자본이 아닌 한 분야를 움직이는 산업이 제약산업이죠.

이러한 측면에서 국민적인 관심과 정부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복지부 산업이지만 과기정통부나 산자부 등 경제부처에서 힘을 합쳐서 육성을 시킨다면 2019년이 제약산업 육성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업계는 잘못된 관행들을 고치는 등 아픈 것도 스스로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같이 공감해주시면 제약산업이 제대로된 산업으로서,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산업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클로징>

네, 잘 들었습니다. 바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약·바이오 산업이 국가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각종 규제 개선과 국가 차원의 전략적인 육성 방안이 절실해 보입니다.

<파워인터뷰, The CEO> 오늘 준비한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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