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우 기자의 키워드로 읽는 시사경제 - 모빌리티(mobility)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만드는
다양한 서비스를 아우르는 용어

전통적 교통수단에 IT 결합한
우버·카카오택시·공유자전거 등

구글·네이버 등 경쟁적 투자 나서
4차산업혁명시대 유망산업 부상
차량공유에서 자율주행까지…'모빌리티 산업'은 진화 중

요즘 산업계 소식을 다루는 기사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모빌리티(mobility)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일 인도 최대 모빌리티 기업인 올라에 3억달러(약 3400억원)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최근 카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카카오 계열사의 이름은 ‘카카오모빌리티’이고, 타다나 풀러스 같은 승차공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은 자신들을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이라고 소개한다.

산업계에서 모빌리티는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만드는 각종 서비스를 폭넓게 아우르는 말로 쓰이고 있다. 단순히 ‘교통수단’으로 번역하기엔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 자가용, 택시, 자전거 등 전통적인 교통수단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해 효율과 편의성을 높인다는 점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전통적 교통수단에 IT 결합해 혁신

지난 몇 년 새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 벤처’의 상당수는 이 모빌리티 업종에서 탄생했다. 미국 우버, 중국 디디추싱, 싱가포르 그랩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기반의 차량호출 서비스로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은 뒤 쇼핑, 금융, 콘텐츠 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선 택시를 부를 때 쓰는 카카오택시 앱(응용프로그램)을 가장 널리 알려진 모빌리티 서비스로 볼 수 있다.

최근엔 대중교통으로 닿기 힘든 단거리 이동을 보완하는 틈새 이동수단을 ‘마이크로 모빌리티’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 오포, 모바이크 등이 개척한 공유자전거와 미국의 버드, 라임 등으로 대표되는 공유킥보드가 대표적이다. 이달 들어 카카오, 쏘카 등이 공유자전거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국내에도 이용자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모빌리티산업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자율주행차라고 할 수 있다. 구글, IBM 같은 IT 기업은 물론 현대차,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닛산 등 완성차업체들도 대거 뛰어들어 치열한 기술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빠른 속도로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5세대(5G) 이동통신을 활용하기 때문에 통신업체들도 연구개발(R&D)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30년 1700조원으로 성장할 유망 시장

모빌리티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수시로 급변하는 교통 수요·공급에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처리 역량이 필수적이다. 위치정보를 잘 파악해야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양질의 지도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구글, 네이버 같은 유명 IT 기업들은 개발인력 확보, 지도 고도화 등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세계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5년 300억달러(약 33조원)에서 2030년 1조5000억달러(약 170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유망 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안타깝게도 세계 모빌리티 시장에서 한국은 존재감이 높지 않다. ‘초급 단계’의 모빌리티인 카풀조차 까다로운 규제에 막혀 난항을 겪은 탓이다. 모빌리티에 관심을 가졌던 기업들은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해외로 눈을 돌린 지 오래다. 신산업을 키울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며 안타까워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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