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녹음권 전쟁 '2라운드' =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조사공무원 등과의 대화 내용 등을 녹음할 권리를 신설하는 국세기본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무산됐다. 하지만 재논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국회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이 실제 세무조사 현장에서 조사공무원의 권한남용 행위가 존재하는 지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으며 이를 토대로 재논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사진은 세종시 나성동에 위치한 국세청(사진 왼쪽), 어진동에 위치한 기획재정부.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고 세무조사의 실상을 파헤치는 일련의 작업이 본격화된다. 지난해 국회 세법개정 논의 과정에서 가장 첨예한 문제 중 하나로 다루어졌던 '세무조사 녹음권 신설' 문제가 불러온 '나비효과'다.

지난해 11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녹음권 신설 문제를 놓고 첨예한 입장대립을 했다. 기재부는 "녹음자료를 남기는 것이 적법한 절차를 준수할 수 있어 납세자 권리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었던 반면 국세청은 "영세납세자들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맞섰다.

앞서 기재부는 세법개정안(2018년 7월 발표)에 세무조사과정을 녹음할 수 있는 권한을 도입(국세기본법)하는 내용을 담았다.

행정조사기본법(제23조)에서 조사공무원과 대상자에게 녹음·녹화할 수 있는 권리가 규정되어 있긴 하나, 세무조사는 이 법에 적용받지 않는다. 단 세무조사 과정을 녹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이를 금지하는 조항도 없기에 처벌이 되진 않는다.

기재부가 녹음권 신설을 고집한 이유는 세무조사 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불미스러운 일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는 의심 때문이었다.

기재부 안팎에선 "국세청이 (세금추징)성과를 내기 위해 어느 정도 선에서 세무조사를 마무리 짓거나(협의과세), 납세자를 겁박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왔다.

녹음권이 생겼을 때 대리인의 조력을 받는 탈세자가 조사공무원의 말실수 등을 악용하는 이른바 '악마의 편집'도 논란거리였다.

기재위 전문위원실은 입법검토보고서를 통해 "조사공무원이 납세자의 녹음에 부담을 느껴 세무조사가 서면 위주로 진행되는 경우, 효율적인 조사가 어려워 납세자의 세무조사 기간이 연장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국세청의 입장을 수용했다.

실체가 아닌 의심만으로 세무조사 과정이 불합리하다는 논리가 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 결국 국회 기재위는 녹음권 도입을 보류했다. 다만 '조사공무원의 권한남용 행위가 조사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실태 파악을 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기재부와 국세청은 실태 파악 결과를 올해 상반기까지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세무조사 권한남용을 파악하기 위한 실무적인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기재부는 국세청과 조사방식(권한남용 범위, 조사대상 등)을 어떻게 가져갈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2년 사이 세무조사를 받았던 대상자(법인·개인), 세무대리인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 형태의 실태 파악 방식이 아이디어 차원으로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권한남용의 범주를 어디까지 봐야할지 국세청과 협의 중에 있다"며 "국세청 직원과 기재부 직원이 조사대상자를 직접 만나 체크하는 방식으로 점검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yubyoup@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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