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을 비롯해 10가지 건강 지표를 갖고 전 세계 국가들의 안녕(wellness) 지수를 분석한 결과 캐나다가 가장 건강한 나라이며 한국은 9위로 평가됐다.

룩셈부르크에 본부를 둔 투자회사 레터원이 최근 발표한 `인디고 웰니스 지수`의 상위 25개 나라를 보면,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부자 나라들이 많이 포함된 가운데 신흥 경제국들이 선진 경제국들보다 상위를 차지하는 경우도 상당수로 나타났다.

오만, 아이슬란드, 필리핀, 몰디브,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과테말라, 온두라스, 미얀마, 에콰도르, 파나마, 말레이시아, 바레인이 25위 권에 든 데 비해 미국은 37위로 한참 처지고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도 25위권을 벗어나는 등 GDP와 같은 전통적인 경제 지표로 측정한 결과와는 크게 다르다.

유엔, 세계보건기구 등의 자료를 취합한 10개 건강 항목엔 혈압 외에 혈당, 비만, 우울, 행복, 음주, 흡연, 운동, 건강수명, 정부의 건강관리 지출이 포함됐다. 미국과 일본 등은 특히 비만과 혈압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경제 부국이 아닌 나라들이 대거 상위에 오른 이번 조사 결과는 신흥 경제국들의 평균수명은 증가하고, 경제 선진국들이 겪는 비만, 우울 등의 문제는 아직 심각하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10개 항목 중 대부분에서 `상` 판정을 받았으나 혈당은 `중`, 운동량과 음주 항목은 `하`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이 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삶에는 돈 이상의 것이 있다"며 삶의 수준을 재는 새로운 척도들이 계속 개발되면서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하며 성공적인 삶이냐를 측정할 때 경제가 번창하는 대국들보다 작은 나라들이 상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몰디브의 경우 GDP 면에선 세계 169위이지만, 건강 지수에선 5위를 차지했다. 2000년대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찬사를 받았던 남아공은 건강수명, 음주, 우울, 당뇨 등에서 낮은 점수로 인해 G20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인디고 웰니스 지수를 산출한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 출신의 경제학자 리처드 데이비스는 "GDP 같은 전통적인 경제 수치로만 경제 순위를 매겨선, 한 나라의 안녕 수준을 측정할 때 중요한 점을 놓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그는 앞으로 경제 수준을 평가할 때는 GDP나 고용률 같은 전통적인 거시 경제 지표외에도 평등 지수와 건강·행복·복지 지수 등 3개 차원을 종합 판단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캐나다 세계 최고 건강한 나라 1위...한국은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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