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세무조사 분야 직원 성과평가(BSC) 요소에서 추징세액 등 '실적'과 관련된 부분을 점진적으로 없애 나가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현장의 직원들은 국세청의 방침에 대부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모습이다.


구체적인 평가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사팀별로 우수조사 사례를 제출하면 평가위원회에서 이를 검토해 등급 등을 매기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국세청은 그동안 조사팀에 대한 성과평가 시 조사실적을 비롯해 과세품질제고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왔지만 평가요소 중 실적이 크게 도드라지면서 크고 작은 부작용을 만들어 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추징세액이 많아야 높은 점수를 받는 시스템이다 보니, 승진을 위해 직원들이 실적에만 매달려 무리한 세금 징수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추징세액이 많이 발생하는 기업은 조사요원의 노력보다 '운'적인 측면이 많이 작용해 평가에 불공평을 야기한다는 점도 문제로 대두되어 왔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만간 새로운 평가방식을 확정하고 올해 시범적으로 제도를 운영한 뒤 점차 대상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팀 평가방식 전환에 대해 현장에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조사요원들이 과도한 실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평가의 공정성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국세청 직원은 "실적은 영업사원과 마찬가지로 조사요원의 숙명"이라고 운을 뗀 뒤 "실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평가방식이 바뀌어도 실적에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정신적 압박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을 내기 위해 일부 무리한 추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무리한 추징은 훗날 소송에서 패소 확률을 높이고, 이는 조사요원 징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성과평가에서 실적이 사라지면 이 같은 현상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납세자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모든 조사팀이 똑같은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도 아닌데, 추징세액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불공평한 측면이 많았다. 세금을 제대로 낸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면 추징세액이 적기 때문에 평가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추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과정을 평가하면 실적평가의 불공평도 나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세무서 직원 역시 "조사과 직원들의 실적을 평가할 때는 정성평가로 가는 방향이 맞는 것 같다"면서 "통계를 봐도 세무조사로 인한 추징액은 전체세수의 3% 안팎에 불과한데, 실적에 과도한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실적을 없앤 성과평가 방식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과 세무조사의 본래 목적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일선 세무서장은 "사실 평가하는 입장에선 실적별로 줄을 세우는 것이 가장 쉬운 평가방식"이라며 "우수사례를 위원들이 모여 평가하게 되면 시간이 일단 오래 걸리고 주관적인 면이 많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수사례를 제출해야 하는 조사요원들 입장에선 조사보다 사례보고서를 잘 꾸며 제출하는 것이 우선 시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 질 수 있다"면서 "실적을 평가요소에서 아예 없애는 것이 무조건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무조사 요원들의 업무에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점을 고려해서 평가방식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일보 / 이현재, 염정우 기자 rozzhj@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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