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한국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산업 경쟁력이 중국이나 일본에 뒤져있으며 이를 극복하려면 기술, 소재, 인프라 등 3개 요소를 고루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7일 '전기차 시대,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과제'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2014년 세계 시장에서 30%를 웃돌던 한국 배터리 기업의 점유율은 지난해 1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한경연은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CATL, 비야디 등 중국 기업과 테슬라와 같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한 일본 파나소닉과 달리 LG화학, 삼성SDI 등 한국 대표 배터리 기업들은 시장입지가 점차 줄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경연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의 전문가 25명을 대상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전망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한·중·일 3국의 배터리 산업 경쟁력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전망이 밝고 국내 산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다만 한·중·일 3국의 경쟁력 비교 종합 순위는 10점 만점에 중국이 8.36, 일본이 8.04, 한국이 7.45로 한국의 경쟁력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 기술경쟁력 ▲ 시장점유율 ▲ 사업환경 ▲ 성장잠재력 등 4개 부문 중 기술경쟁력은 일본에, 성장잠재력은 중국에 뒤처졌다. 또 시장점유율과 사업환경 분야에서는 최하위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애로 요인으로 세계시장 경쟁과열로 인한 수익성 악화(33.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재료 수급 안정성 확보(30.7%), 제도적 지원 부족(17.3%), 기술개발 투자 부진(13.3%) 등도 애로 사항으로 언급됐다.

한경연은 "이는 최근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넛크래커' 신세가 될 수 있다는 국내 산업계의 우려를 드러낸다"며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 시장에서의 보조금 지급 대상 제외, 과열된 글로벌 시장경쟁, 원재료 가격 상승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우위를 선점하려면 부품 소재 기술투자 확대(37.3%)가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핵심재료 안정적 확보(22.7%), 제도적 지원 강화(21.3%), 전문 연구인력 확보(14.7%)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경연은 "결국 기술, 소재, 인프라 등 3개 요소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핵심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도록 기업의 해외투자를 지원하는 한편 전기차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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