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퇴치·양성평등 앞장섰던 '광저우 성교육센터' 폐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앞장섰던 중국의 비영리 단체가 문을 닫았다.

중국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의 성·성교육 센터(GSEC·광저우 성교육센터)는 지난 6일 웨이신(微信·위챗)의 공식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활동을 종료한다고 선언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여성운동가 웨이팅팅이 2016년에 설립한 광저우 성교육센터는 성폭력 퇴치와 양성평등 촉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센터의 폐쇄는 중국 당국의 사회단체와 SNS 활동에 대한 검열 및 탄압과 관련이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센터의 폐쇄 결정과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SCMP에 "센터 직원 가운데 몇몇은 당국과 접촉을 했으며, 심각한 위협을 받았다"면서 "그래서 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중국서 '미투 운동'하던 성교육센터 폐쇄…"탄압·검열 때문"
센터는 남은 기부금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센터는 폐쇄 전에도 여러 차례 당국의 탄압을 받은 바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 2월에도 중국 대학 내 성폭력 피해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하다 4차례나 SNS 게시글들이 당국에 의해 삭제됐다.

하지만 센터는 당국의 잦은 검열에도 3만5천위안을 모금해 설문조사를 마쳤다.

지난 4월 광저우 성교육센터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여대생 75%가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에서도 미투 운동으로 대학가, 미디어 업계에서 성폭력 사례가 폭로되고 유명한 승려가 성폭력 의혹으로 몰락하는 등 부분적인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SNS에 대한 조직적인 검열 등을 통해 미투 운동의 확산을 강력히 차단했다.

중국 당국은 미투 운동을 확산을 막기 위해 SNS에 게시되는 대학생들의 성폭행 피해 사례 글들을 철저하게 검열해 삭제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중국의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서 '#미투'(# Me Too)를 검색하더라도 관련 글들을 찾기 어렵다.

이 때문에 중국의 누리꾼들은 한때 '미투'의 중국어 발음과 유사한 '미투'(米兎·쌀토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대신 사용하기도 했지만, '미투'(米兎)라는 단어도 곧바로 검색어에서 차단됐다.

앞서 중국 당국은 국제 여성의 날(3월 8일) 직후 중국의 가장 저명한 여성운동 단체 가운데 하나인 '페미니스트 보이스'의 SNS 계정을 폐쇄한 바 있다.

페미니스트 보이스는 계정이 폐쇄되기 전까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팔로워가 18만 명이 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