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텃밭에서 길러 먹어도 되는 농산물을 사서 먹고, 나무를 가져다 직접 가구를 만들어 써도 되는데 굳이 시장에서 사다가 쓴다. 왜 자신이 필요한 것을 기업을 통해 해결할까? 자신이 직접 만드는 것보다 더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시장을 통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자신이 더 잘 만들 수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유는 그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 시간에 자신은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기여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농사를 직접 짓지 않는 이유

[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66)] 기업 성공
이처럼 사람들이 더 나은 경제 행위를 하기 위해 만든 문명의 이기(利器)가 바로 기업이다. 기업이란 사람들이 연합해서 경제적으로 활동하는 조직이다. 이 기업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더 빠르게, 많이, 잘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상상만 하던 물건까지 현실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불과 50년 전만 해도 누가 전화기를 들고 걸어 다니며 통화도 하고, 인터넷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겠는가.

기업이 시장 경쟁에서 효율적인 방식이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고도화되고 발전하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협동조합보다는 주식회사가, 가내 수공업이나 자영업보다는 대기업이 경쟁의 주체가 된 것이다.

살아남는 기업이 성공한 기업

[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66)] 기업 성공
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은 것은 아니다. 각자 경제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한 기업만이 살아남았다. 따라서 살아남은 기업은 곧 성공한 기업이고, 브랜드로 명성을 얻은 기업이 성공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가 되었다.

기업의 목표, 즉 비전이란 무엇일까? 새로운 사업 방식을 찾아내 소비자들이 감동할 정도의 최고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것이 비전이다. 동네 빵 가게부터 세계 일류 자동차 회사에 이르기까지 목표의 본질은 공통적으로 소비자 만족이다.

지금 현존하는 기업들은 진화의 결과다. 많은 소비자에게 선택받은 기업은 대기업으로 존재할 수 있고 소수의 소비자에게 선택받은 기업은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무턱대고 크다 작다로 비교해 말하는 것은 세상 이치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소비자라고 불리는 개인들이 선택한 결과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인류가 선택한 결과를 두고 이를 격차라는 말로 폄하하면서 억지로 고치고자 한다면 이는 순리를 거스르는 잘못된 일이다.

[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66)] 기업 성공
2010년 1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는 “한국은 더 이상 변방 국가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한국의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끌고 있는 삼성의 탁월함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의 역사에서 가장 혁혁한 업적은 뭐니뭐니 해도 반도체사업의 성공이다.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세계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세계 최강이라 불렸던 일본의 기술을 따라잡는 동시에 한국을 첨단기술 강국으로 끌어올린 대업적이었다.

삼성의 질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삼성은 반도체산업에서 승승장구했다. 한 번도 세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거침없는 독주를 이어갔다. 그와 더불어 한국 경제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한국 경제가 이처럼 눈부신 발전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66)] 기업 성공
삼성이 처음 반도체산업에 진출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대부분이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당시 삼성을 이끌던 고 이병철 회장은 결심을 꺾지 않았다. 반도체산업은 그 자체로 성장성이 클 뿐 아니라 다른 산업으로의 파급 효과도 지대하고 기술 및 두뇌 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천명하며 반도체 개발 의지를 확고히 했다. 그리고 다른 사업 분야 이익까지 모두 반도체 개발에 쏟아부을 만큼 아낌없이 투자했다.

삼성의 선택이 옳았다.

결과적으로 삼성이 옳았다. 모두가 안 된다고 극구 반대할 때 삼성은 미래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오너 경영 특유의 빠른 의사 결정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첨단기술 집약체인 반도체를 탄생시켰다. 만약 삼성이 정부 관료 및 여론의 반대 의견에 부딪혀 반도체 개발을 포기했더라면 오늘날의 삼성전자는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마찬가지로 한국 경제의 눈부신 발전 또한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로지 기업가의 소신에 따라 과감한 모험을 감행하고,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혁신을 이룬 덕분에 오늘날 삼성전자와 한국을 있게 한 반도체산업을 꽃피울 수 있었다.

■기억해주세요

최승노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choi3639@gmail.com
최승노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choi3639@gmail.com
기업의 목표, 즉 비전이란 무엇일까? 새로운 사업 방식을 찾아내 소비자들이 감동할 정도의 최고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것이 비전이다. 동네 빵가게부터 세계 일류 자동차회사에 이르기까지 목표의 본질은 공통적으로 소비자 만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