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물리적 폭력 있어야만 강간이란 메시지 줄 수 있어 우려"
"유럽 31國 중 8개국만 강간죄에 '동의여부' 포함…법개정해야"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가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규정하도록 유럽 각국이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미 CNN 방송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I는 자체 조사 결과 유럽 31개국(유럽연합 28개 회원국과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가운데 '동의 없는 성관계'를 법률상 강간으로 규정한 국가는 8개국에 불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8개국은 아일랜드, 영국, 벨기에, 키프로스, 독일, 아이슬란드, 룩셈부르크, 스웨덴이다.

크로아티아와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서는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과 다른 범죄로 보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고 AI는 지적했다.

예컨대 크로아티아의 경우 강간죄는 법정 최고형이 징역 10년형이지만 '동의 없는 성관계'는 5년형까지만 선고된다.

AI 관계자는 "일부 국가에서는 동의 없는 성관계를 덜 중대한, 별개의 범죄로 유형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사람들에게 물리적 폭력이 수반될 때만 '진짜 강간'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AI는 다만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리고 덴마크가 '동의 없는 성관계'도 강간으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에서는 2016년 스페인 팜플로나에서 발생한 집단성폭행 사건에 대한 솜방망이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면서 동의가 없는 성관계는 강간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지난 2014년 유럽연합 기본권청(FRA) 발표에 따르면 15세 이상 유럽 여성 900만명이 강간 피해자로 집계됐다.

20명 가운데 1명꼴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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