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외국계 기업이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면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건물의 공실률을 낮춰주고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로 출발했지만 국내 주요 랜드마크 빌딩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업계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근형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세계 최대규모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의 국내 프라임급 랜드마크 빌딩 진출이 활발합니다.

강남역 홍우빌딩을 시작으로 종로타워와 서울스퀘어, 여의도와 삼성역에 입점했고 내년에는 부산 센텀 등으로까지 확장에 나설 전망입니다.

건물 공실률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최근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한 개 기업이 건물의 10개 층에서 많게는 건물 전체를 통으로 빌리면서 건물주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섭니다.

[인터뷰] 김성제 코람코자산신탁 실장

"주거라든지 교육이라든지 판매라든지 그런 자기들과 관련된 업종도 제한할 수 있는 문구를 임대차 계약서에 삽입하기도 하거든요. (3:17)그런 것들로 인해서 임대인들은 그런 업종을 들이고 싶어도 그 조항 때문에.."


실제 건물에서 공유오피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어가면 건물의 자산가치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CBRE 2018 조사보고서)

국내 프라임급과 A급 빌딩에서 공유오피스 의존도는 지난 2016년 3.5%에서 올해 34.5%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시장 대부분을 사실상 외국계 기업 한 곳이 잠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일본 소프트뱅크사의 투자를 받아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적자 속에서도 공격적인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국내 업계는 벤쳐캐피탈을 기반으로 한 패스트파이브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확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 역시 롯데타워 등 자사 빌딩의 공실률을 낮추거나, 시너지 강화를 위해 제한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형국입니다.

[인터뷰] 박소연 패스트트랙 아시아 팀장

"국내같은 경우는 은행담보대출이 없으면 파이낸싱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환경에서 토종 스타트업이라는 편견을 갖고 글로벌 기업과 제도적 실질적 지원은 없는 상태로 경쟁을 해야 되는 미래가 조금은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시장은 이미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임차인의 경우 `외국계 공유오피스`로, 중소창업가와 스타트업의 경우 `국내 토종 공유오피스`로 양분되는 모습입니다.

프라임급 빌딩 시장에서 대형 임차인을 유치할 수 있는 한국형 공유오피스 기업의 육성이 시급해보입니다.

한국경제TV 이근형입니다.



이근형기자 lgh0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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