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트럼프가 졌다" 비난 기사 올렸다가 삭제 소동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졌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가 갑자기 기사를 삭제하는 소동을 벌였다.

환구시보는 7일 오후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나오자 `트럼프는 졌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멋대로 행동하다가 드디어 미국 의회 중간선거에서 쓴맛을 봤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해 내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힘들게 됐고 민주당이 경제 문제 등을 제기한다면 2020년 대선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 결과가 중미 관계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이 트럼프의 막무가내식 무역 정책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대안이 없다"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중국의 위협에 있어 공동 인식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의 패배자가 됐지만 미국의 대중국 압박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오바마와 힐러리 때도 민주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포위망을 구축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 신문은 "그러므로 우리는 이번 선거 결과에 고소해 할 수는 있지만 중미 관계 개선을 기대해서는 안 되며 대국 간의 다툼은 결국 실력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환구시보는 이 기사를 올린 뒤 몇 시간 후 갑자기 삭제하고 논조를 완화한 사설을 올렸다.

환구시보는 `미국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해 `즐거움`과 `근심`이 반반`이라는 제하의 사평(社評)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정책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논란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운명에 전환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완곡히 표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정책을 조정하기보다는 자기 스타일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양당의 입장차가 큰 한반도 문제에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인 대북 정책은 비난을 받을 것이며 대중국 강경책 등 중미 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이 예정된 상황에서 미국을 자극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 중국 정부가 관영 매체 통제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간선거가 막을 내리고 미국 의회가 나뉘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 의회가 다시 분열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내정 및 외교 업무를 견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중앙(CC)TV는 "미국 공화당이 하원을 잃었고 양당 대립이 한층 더 격화될 수 있다"면서 "민주당은 불법 이민 송환 문제 등에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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