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의회장단 회의서 기자간담회…"성장과 분배, 선택의 문제 아냐"
리선권 '냉면 발언' 질문에는 "그 얘기 그만하자" 답변 회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5일 "상당수 규제는 이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받는 수준까지 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2018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열린 광주 라마다플라자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규제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식상하다고 하는데, 규제가 뒤덮고 있는 게 너무 크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 소상공인, 창업(기업) 등도 일을 마음껏 벌일 수 있어야 하는데, '허락해주는 것만 하라'는 현재의 규제 방식은 기본권의 문제"라면서 "대통령도 규제개혁을 하겠다고 하니 국민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훨씬 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풀어줘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탈(脫)규제' 쪽으로 가서 꼭 필요한 규제를 정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파격적으로 하는 게 필요하다"며 정부의 이른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방식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어 박 회장은 최근 경기상황에 대해 "최근 (경제)지표나 현장의 목소리를 보면 글루미한(침울한) 상황만 떠올라 마음이 편하지 않다"면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인식은 우리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다운트렌드(하향추세)에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혹자들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규제개혁, 남북관계 개선 등을 얘기하는데, 이런 것들이 시간이 많이 있어야 효과가 나오는 것이어서 걱정이 된다"며 "정부가 이제 집권 3년 차에 들어가는 만큼 실기하지 않고 장기적 트렌드(추세)를 바꾸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여권의 '경기 낙관론'을 둘러싼 최근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게 (경기상황을) 바라보고 얘기하는 게 조금씩 다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내년 지표가 좋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산을 쓰면 그 효과로 (경기가) 좋아질 수 있고,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도 했으니 반작용으로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더 중요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내리막길에 있는 것을 고쳐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평가는 피한 채 "성장과 분배는 '두마리 토끼'를 좇는 게 아니다"면서 "성장 쪽에서 필요한 건 일을 벌일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고, 분배는 양극화 문제에 도움을 주자는 것이므로 취사선택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모델로 불리는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 "아이디어도 좋고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으니 잘 됐으면 좋겠다"면서 "그게 '전가의 보도'냐 하는 극단적 논의보다는 성공스토리를 봤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남북경협 전망에 대해 최근 중국의 북한 접경지역을 시찰하고 돌아왔다고 소개한 뒤 "(우리 기업들이) 가서 깃발만 꽂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바꿔야 한다"면서 "여전히 (대북) 제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니 북미협상과 남북대화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신중론을 내놨다.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주요 그룹 총수 등과 함께 특별수행인 자격으로 동행했던 박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이른바 '냉면 발언'에 대해서는 "그 얘기는 그만하자. 다 나왔는데 뭘…"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박용만 "상당수 규제, 기본권 침해 수준까지 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