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성장을 나타내고 있는 미국 경제에서 하방 압력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미 경제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지난주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는 2분기 4.2%보다는 둔화한 것이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성장률이다.

그러나 WSJ의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2.5%로 내려가고 3분기에는 2.3%까지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역시 2021년까지 경제 성장률이 1.8%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마이클 개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경제 성장이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SJ은 경기 침체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고 내년에도 경제 확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 성장 둔화는 주식시장과 연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는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강한 경제 성장이 세제개편과 규제 완화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해 왔고 이것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개픈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성장을 이끌었던 두 가지 동력이었던 소비자와 정부 지출이 앞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제개편에 힘입어 소비지출은 증가했고 3분기 4%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개픈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다만 견고한 가계 저축과 낮은 실업률은 소비지출의 가파른 하락은 막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재 성장에 있어 와일드카드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기업 세금 감면은 투자를 늘리기 위한 것이었고 지난 1분기 기업 투자는 11.5% 증가했다.

그러나 3분기 기업 투자는 0.8% 늘며 1분기 대비 크게 줄었다.

S&P글로벌레이팅스의 베스 앤 보비노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라면서 "기업이 세제개편으로 큰 이득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늘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에코글로벌로지스틱스의 더글라스 와고너 최고경영자(CEO)는 "무역전쟁을 둘러싼 소음 이외에 경제는 여전히 강하다면서 "현재 이것이 일시적 현상인지 트렌드의 시작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WSJ은 기업 투자 전망이 연준에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기업 투자가 늘어나 소프트웨어와 기계 투자가 늘어나면 생산성이 향상하고 경제가 물가 상승 없이 더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생산성 향상은 연준이 금리를 빨리 올려야 하는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다.

반면, 투자가 증가하지 않으면 성장은 줄어들고 물가는 올라 연준이 더 빨리 금리를 인상하도록 만들게 된다.

이미 금리에 민감한 주택 건설 등의 섹터는 둔화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개픈 이코노미스트는 "증권 시장의 경우 이코노미스트들의 경고를 몇 개월간 무시해 왔다"면서 "3분기 실적은 좋았지만 몇몇 CEO들은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웨이스트매니지먼트는 지난주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하긴 했지만, 경제가 정점에 도달한 것 같다"고 발표한 바 있다.
"美 경제성장 정점 찍었다..소비지출 둔화할 것"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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