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증권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5천억 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증시에 투자하는 시장 안전판을 마련한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9일 오전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주식시장 하락과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등을 점검하고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 부위원장은 먼저 금융위가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2천억 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의 규모를 올해 3천억 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오는 11월 초부터 투자하기로 했다.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는 올해 2천억 원, 내년 1천억 원 예정이었지만 이미 올해 1천850억 원이 모집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3천억 원 펀딩을 마무리하고 11월 초부터 운용을 시작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또 증권 유관기관 중심으로 최소 2천억 원 이상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투자함으로써 증시의 안정판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아울러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마련해 주식시장을 더욱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들기로 했다.

혁신기업 자금조달체계 전면 개선과 전문투자자 육성 및 역할 강화, 기업공개(IPO)제도 개선 및 코넥스 역할 재정립, 증권회사 자금중개 기능 강화를 통해 투자자에게는 다양한 안정적인 투자기회를 제공하여 시중 부동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원활하게 유입되도록 한다.

기업에는 성장단계에 맞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로써 자본시장이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밖에 시세조정과 같은 불공정행위와 연계될 수 있는 불법 공매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중하게 처벌하고 기존 과태료 외에 처벌과 과징금을 신설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우리나라 증시의 조정 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클 이유가 없다"며 "미국, 유럽 등의 증시는 유동성 완화 시기에 오름폭이 컸지만 우리나라는 글로벌 유동성 확장기에도 증시의 오름폭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지속해서 증가해 왔음에도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인 PBR이 외국에 비해 크게 낮아 앞으로의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유동성에 의존해서 오버슈팅이 발생하지 않았고 우리 기초체력 역시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튼튼하므로 이번 조정국면이 우리나라 증시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분석능력과 자금 여력이 있는 국내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관투자자는 기업 가치평가에 전문성이 있고 자금 여력도 충분하므로 우리나라가 가진 차별화된 강점을 짚어보고 저평가된 우량주를 선별해 투자한다면 앞으로 우리 자본시장은 외국인과 내국인이 함께 이끌어 가는 균형있는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5천억원 자금 조성해 증시 투자한다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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