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전 정부가 주택 공급대책을 내놨죠. 연말까지 광역교통망과 연계에서 10만호 신규택지를 추가로 선정하겠다는 계획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 공급대책을 보면서 민간 전문가들과 정부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는데요. 각각의 입장이 어떻게 다른지 부동산부 이근형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이기자, (네) 먼저, 서울의 아파트 공급이 연평균 1만호씩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고요?


<기자>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두달에 걸쳐서 연구한 보고서를 어제 발표했는데, 상당히 인상적.
일단 정부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주택공급량은 서울에서도 수요대비 그렇게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해마다 5만5천호가 서울에서 필요한데, 공급되는건 6만4천호. 오히려 1만호가까이가 더 공급이 되고 있다는 것.

이 것만보면 양호한 상황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아파트다. 최근 6년간 해마다 서울에 공급된 아파트는 3만1천호. 주택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서울의 아파트 수요는 해마다 4만호. 공급이 수요보다 1만호정도 더 적다. 주택은 충분히 공급되는데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아파트가 아니라 다세대, 연립, 다가구 중심으로 공급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앵커> 주택은 늘어나는데 아파트는 정작 수요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한마디로 서울에 정말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택은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라는 지적이군요. 고민해볼법한 내용인데, 정부는 여기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놨죠?

<기자> 정부는 1인가구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서울이든 경기도든 지금의 주택부족 현상은 사실 1인가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는데 따른 요인이 크다는 설명. 이렇게 1인가구 가운데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18%밖에 안되고 대부분이 오피스텔이나 1인용 주거공간에 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서울에 있는 집 10채중에 4채가 아파트인 것으로 조사돼서 지금의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는 게 정부의 입장.



<앵커> 사실 1인가구라고 아파트에 살고 싶지 않겠어요? 살 여력이 안 되는 거겠죠. 그렇지만 또 1인가구가 많아지는 현실을 생각하면 마냥 큰 집만 지을 수는 없다라는 생각도 일리는 있어 보입니다. 서울 주택공급이 충분한지를 놓고 시각이 이렇게 갈린다면 해법에서도 당연히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무엇보다 재건축 재개발과 같은 정비사업을 놓고 시각이 갈린다. 최근 6년동안 서울에서는 해마다 공급된 아파트 10채중에 7채 이상이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져. 때문에 정부가 재건축 재개발을 많이 풀어줘야 공급이 원만할 수 있다는 게 민간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 반면 정부는 정비사업구역이 많으면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이주를 해야 되기 때문에 전세값 불안을 일으킬수도 있다고 지적. 또 현재도 서울에 33만호가 정비사업 구역으로 지정된 상태기 때문에, 서울주택이 총 287만호니까 약 11% 정도는 정비사업으로 추진이 되고 있다. 정비사업이 완전히 틀어 막힌 게 아니라는 것. 실제 올해 초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가 된 이후에 전국 12개 사업장에서 현재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고 일부는 관리처분인가가 나기도 했다고 정부는 설명.



<앵커> 서울 안에서 집을 공급하는 것도 과제지만 서울 근교에 신도시를 지어서 수요를 분산하겠다는 게 정부대책의 골자죠. 이 부분에 대해서도 민간과 정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나요?

<기자> 정부는 수도권 2기신도시와 서울 사이에 3기 신도시를 만들어서 공공택지 30만호 공급하겠다라는 계획. 여기에 대한 지적은 일단 효과성 부분. 과연 경기도에 짓는다고 사람들이 서울에서 경기도로 갈까냐는 것. 실제 서울에서 경기도로 분양을 받아 이주하려는 수요는 6.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돼. 주택산업연구원 김태섭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인터뷰]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경기도 지역에 택지개발을 많이 하고 신도시 개발하면 사실은 경기도 사람들이 다 분양받아 이동한다는 것이죠. 경기도 입장에서는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 수요는 제한적이라는 것이죠. 택지개발을 하게 되면 임차가구는 많이 나가는데 자가분양수요는 그렇게 서울에서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현상으로..”




<앵커> 정부는 서울수요는 서울에서만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런 입장이잖아요. 그래서 경기도에 집을 짓되 광역교통망으로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전략인 것 같은데, 이 기자 생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서울 안에 수요가 많은 것은 우선 직장이 대부분 서울에 있고 의료나 교육, 문화 같은 인프라들이 대부분 서울 도심에 집중돼 있기 때문. 결국 수요를 분산하거나, 공급을 늘리거나 두가지 해법밖에 없는 것은 정설. 그런 의미에서 민간과 정부 양쪽 다 각자의 입장에서는 타당한 주장으로 풀이된다. 다만 눈여겨볼 것이 주택보급률과 관련한 부분인데,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96% 수준이다. 100%가 아슬아슬한 수준. 미국, 일본, 영국같은 선진국은 보급률이 110%가 넘어간다. 정부가 진정 서민 주거안정을 생각한다면 집을 가구 수에 맞게 공급하는 게 아니라, 넉넉하게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서 좀 더 공격적으로 정책을 운영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앵커> 네 지금까지 정부 주택공급 정책을 놓고 엇갈리는 평가들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이근형기자 lgh0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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