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에 상세한 무역 양보 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11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두 명의 미국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이 무역과 관련된 `상세한 양보 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G20 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무역 대화에 관여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소식통들은 중국 측은 양보 안을 이미 준비해 놓은 상황이지만, 무역 관련 의제가 정상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안정적 정치적 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요구하는 안정적 정치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를 대표해 무역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는 핵심 인물(point person) 지정 등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류허 국무원 부총리와 왕치산 부주석,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을 무역 협상의 주도 인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미국 측 무역협상 담당 부서와 핵심 인물은 일관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스러운 접근과 권한을 가지지 못한 미국 관료들이 협상에 임하는 데 불만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에 따르면 류 부총리와 왕 부부장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 협상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 다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이들은 미국 내각 관료들이 수 주 내에 중국으로 와 협상을 진전시키는 방향을 제안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5월 류 부총리가 최초로 무역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방미했을 당시 미국 협상자들은 140여개의 구체적인 요구안을 중국에 제시했다.

중국 측은 미국의 요구사항 3분의 1에 대해서는 비교적 빨리 수용할 수 있고, 추가 3분의 1에 대해서는 논의해 볼 수 있지만 나머지 3분의 1의 요구사항은 중국의 국가 안보와 관련된 만큼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거부한 미국의 요청사항은 중국의 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개방 등 중국의 산업 정책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요구사항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G20서 시진핑과 대화 안한다?..무역전쟁 `뇌관`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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