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무역 협정이 타결된 데 따른 위험자산 투자 확대로 상승했다.

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05달러(2.8%) 급등한 75.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4년 11월 24일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WTI는 장중 75.48달러까지 오르며 올해 장중 최고치도 경신했다.

브렌트유도 이날 전장대비 2.8% 급등한 85.04달러를 기록하면서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ㆍUSMCA)` 협상 타결 소식을 주목했다. 이란 제재를 앞두고 공급 차질 우려도 유가에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가했다.

USMCA가 체결되면서 위험자산이 일제히 랠리를 펼쳤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00포인트 이상 오르는 호조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정은 세 나라 모두에 엄청난 거래"라면서 "나프타의 많은 결함과 실수를 해결하고 우리 농민과 제조업자들에게 시장을 크게 개방하며 미국에 대한 무역장벽을 낮추고, 세 대국이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는 데 힘을 합치게 할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에 대해서 "중국은 미국과 대화하기를 원할 것이며 우리도 중국과 대화하기를 원한다"면서 "우리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역분쟁은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원유 수요 감소 우려도 자극하는 요인이었던 만큼 해당 위험의 완화에 유가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창립자는 "증시가 협상 타결 소식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 활동을 촉진할 수도 있고, 멕시코가 미국산 원유를 더 수입하도록 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란의 원유 수출 감소가 예상보다 가파를 수 있다는 우려도 유가를 끌어 올렸다.

중국 국영석유기업 시노펙이 지난달 이란산 원유 수입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였다는 소식이 이런 우려를 더욱 자극했다.

중국과 인도는 미국의 제재에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지속할 수 있는 나라로 꼽혔지만, 이들도 미국의 제재를 어기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제재를 앞두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JDT 에너지 증권의 존 드리스쿨 수석 전략가는 "반드시는 아니겠지만, 유가 배럴당 100달러가 가능해 보인다"며 "두바이 상업거래소의 오만 원유가격은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패닉 매수 장세가 됐다"며 "재고가 줄어들고, 여유 생산능력이 부족해지며 원유 매수자에 대한 보호가 줄어드는 요인이 한꺼번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다만 급격한 유가의 상승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원유 수요를 줄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드리스쿨은 "유가 급등은 인플레를 야기하고 다른 대체 연료 사용을 촉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는 궁극적으로 장기적으로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WTI 2.8% 급등..4년만에 최고치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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