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미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이 원유 수요를 줄일 것이란 우려가 작용하면서 소폭 하락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1달러(0.3%) 하락한 67.5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플로렌스 등 대서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영향과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 등을 주시했다.

허리케인 플로렌스는 3등급 이상의 메이저급으로 발달해 미 동부 해안을 향해 접근하면서 원유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플레렌스가 13일까지 극도로 위험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13∼14일께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노스캐롤라이나주(州) 데어카운티에서는 일부 주민에 대한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플로렌스가 고속도로 등을 타격할 경우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WTRG의 제임스 윌리엄스 에너지 연구원은 "플로렌스의 실질적인 위협은 고속도로 봉쇄 등으로 원유 수요가 줄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또 대서양에서 발생해 있는 이삭 등 다른 열대성 저기압이 허리케인으로 발전하면 산유 및 정유 시설 타격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위협을 다시 내놓은 점도 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는 최근 유가 반락의 핵심 이유 중 하나다.

다만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 속도가 주춤해진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미국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지난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가 전주보다 2개 줄어든 860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원유채굴장비 수는 지난 5월 이후 증가세가 주춤해지면서 미국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었다.

오는 11월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제재를 앞두고 이란발 공급 위축 우려가 지속하는 점도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릭 페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이날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및 러시아 담당자와 미팅을 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제재와 글로벌 무역전쟁 등 재료들이 뒤섞인 상황에서 유가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선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미하르 카파디아 대표는 "투자자들은 변동성 장세에서 신중함을 유지할 것"이라며 "이란 제재의 분진이 가라앉고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전쟁이 진정되기 전까지는 유가가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WTI, 0.3% 하락.."허리케인 도로 타격 수요 감소"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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