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리실서 사라진 9억원…범인 잡고보니 `황당`
말레이시아에서 61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을 교체하는 시기의 혼란을 틈타 총리실 보안요원들이 금고에서 거액의 현금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는 지난 7일 횡령 등 혐의로 총리실 보안요원 17명을 체포해 구금했다.

이들은 총선이 치러진 직후인 올해 5월 10일 새벽 총리실 소속 고위 당국자의 금고에서 350만 링깃, 우리돈 약 9억6천만 원의 현금을 꺼내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MACC 관계자는 "피의자들은 나집 라작 전임 총리가 이끌던 당시 집권 연정 국민전선의 참패가 확실시되자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현지에선 횡령된 자금의 출처와 성격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정상적인 자금이라면 없어진 지 3개월이 지나도록 뒤탈이 나지 않았을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커지자 나집 전 총리는 문제의 자금이 소속 정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의 선거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경찰이 나집 전 총리 일가의 집과 아파트에서 압수한 1억1천400만 링깃(약 314억원) 상당의 현금과 외화 역시 개인적으로 보관하던 당 자금이라면서 "UMNO에 반환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MACC는 이런 해명만으로는 의혹이 해소될 수 없다면서 조만간 나집 전 총리를 소환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집 전 총리는 총선 패배로 권좌에서 밀려난 이후 국영투자기업에서 45억 달러가 넘는 공적자금을 빼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말레이 검찰은 지난달 4일 나집 전 총리를 배임과 반(反) 부패법 위반으로 기소한 데 이어 이달 9일 세 건의 자금세탁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첫 공판은 내년 2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디지털뉴스부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