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코’도 접수한 박민영 “말하면 다 이뤄져요. 차기작은 영화를 하고 싶어요”


여려 보이지만 그 안에 단단함이 있고, 청순함 보다는 활발함과 에너지가 넘친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보다 훨씬 많은 세계를 간직한 배우 박민영.

어떤 작품에 등장해도 그 안을 환하게 밝히는 그녀가 지난 2개월여 동안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마치고 김미소를 털어내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박민영은 데뷔작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부터 드라마 ‘아이엠 샘’, ‘자명고’, ‘성균관 스캔들’, ‘시티헌터’, ‘영광의 재인’, ‘닥터 진’, ‘개과천선’, ‘힐러’, ‘리멤버 - 아들의 전쟁’, ‘7일의 왕비’,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이르기까지 그간 시청자 사랑을 받았던 작품 속 인물은 그녀의 표정처럼 늘 밝고 씩씩했다.

“너무 재밌게 찍었어요. 이렇게 밝은 촬영장은 처음이었어요. 너무 좋아서 지금도 그립고, 행복했던 기억을 준 작품이라 뜻 깊어요. 김미소가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아요.”

지난달 26일 16회를 끝으로 종영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 이영준(박서준 분)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계 레전드’ 김미소(박민영 분)의 퇴사밀당로맨스. 조회수 5000만뷰를 기록한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해당 소설 기반의 웹툰 또한 누적조회수 2억뷰와 구독자 500만명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 만큼 캐스팅 단계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던 작품. 박민영과 박서준이 캐스팅되면서 높은 싱크로율로 기대감을 모았다.

“원작을 사랑해주신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 부분을 무시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만의 창의성을 만들기에는 원래의 김미소가 좋아서 그런 작업이 필요가 없었어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여주인공이 고구마가 없이 사이다였던, 순애보적인 두 사람의 사랑이 예뻤던 웃긴 드라마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박민영에게 데뷔 12년 만의 첫 로맨틱코미디 도전이었다. 그녀는 작품에 들어가기 전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이것이 통했다. 맛깔스럽게 코믹 연기를 소화하며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했다. 사랑스러운 김미소 캐릭터를 완성했다. 박민영은 박서준도 인정할 정도로 김미소 그 자체였다.

“리딩을 하는데 김미소 캐릭터가 가장 평범했어요. 저만의 포인트를 넣으면 무너진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도 똑같이 말씀을 하셨죠. 무난함이 보시는 분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 같아요. 그 무난함에 사랑을 주신 것 같아요. 촬영을 하다 보니 저와 비슷하더라고요. 회식을 자주 가졌는데 웃는 부분이나, 술자리는 애드리브가 대부분이었어요. 감독님이 화면에서 너무 술 냄새가 난다고 하시면서 뺀 장면이 있어요. 누군가의 가장이라는 것도 많이 와 닿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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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망가짐을 불사하고 얼굴근육을 사정없이 사용하는 박민영표 표정연기는 사랑스러운 김미소의 매력을 배가시켰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극 초반 박민영은 부회장 이영준(박서준 분)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자 프로페셔널한 업무처리를 자랑하는 완벽한 비서 김미소의 모습과 시간이 없어 연애를 못한 모태솔로 김미소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반전매력을 발산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후에는 트라우마 때문에 괴로워하는 이영준에게 용기 있게 다가가는가 하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자 하고 싶은 일이 비서라는 것을 깨닫는 등 ‘민영 크러시’를 폭발시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매사에 능동적인 사랑스러운 ‘워너비’로 등극했다.

“김미소가 사랑스러운 캐릭터는 아니었는데, 중간에 이영준과 사랑을 하면서 바뀌었어요. 하지만 일할 때는 완벽한 김미소를 만들려고 했어요. 비서란 직업을 잘 표현하기 위해 비서들을 수소문해서 지켜보기도 했어요. 오찬 등 꼭 써야할 단어들이 있더라고요. 완벽한 비서로 나오기 때문에 그런 연습을 했어요. 처음에는 말이 안 붙어 고생 좀 했어요.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자연스럽게 붙더라고요.”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이라는 게 무색할 정도였다. 로맨틱 코미디 초보 박민영이 첫 도전 만에 로민틱 코미디 장인이 됐다. 박민영은 자신의 공략법으로 김미소 캐릭터에 주체성과 결핍을 집어넣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성공 이면에는 뻔한 서사와 전형적인 캐릭터 설정을 뒤집어 놓은 박민영의 연기력이 있었다.

“처음에는 어려웠어요.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코미디가 처음이라 부담도 됐고요. 코미디를 잘 하는 출연진 중에 제가 끼어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빨리 어우러진 것 같아요. 김미소로서 중심을 잡아간 게 좋았어요. 연기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시작한 게 다행이었어요.”

박민영은 박서준과의 찰떡 케미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박민영과 박서준의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케미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였다. 이들은 완벽한 호흡을 뽐냈다. 로맨틱 코미디는 그 무엇보다 배우 간 케미와 합이 중요한 장르다.

“‘로코 장인’이라 그런지 아는 게 많으니까 어떤 포인트에서 시청자들이 설레는지, 둘이서 꽁냥꽁냥 하는 신에서 어떻게 하면 너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게 캐치 할 수 있는지 잘 아는 것 같더라고요. 나도 하면서 공감이 됐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키스신도 잘 이끌어줘서 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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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이니 만큼 만화적으로 과장된 로맨스, 코미디 장면들이 많았다. 박민영과 박서준은 이 상황에 완벽하게 녹아들었고,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더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현실로맨스를 방불케 하는 달콤한 호흡으로 매회 레전드 짤을 만들어 내기도. 결국 종영 후 열애설에 휩싸일 정도로 아름다운 한쌍이었다.

“베드신은 제가 봐도 되게 야하더라고요. 촬영할 때는 평소 찍던 키스신과 거의 똑같았어요. 제가 베드신이라고 해도 옷 한 번 벗은 적 없거든요. 촬영 감독님이 너무 예쁘게 잡아주셔서 생각보다 야하게 잘 나왔더라고요. 옷에 달린 리본을 푸는 지점이 되게 야했다고 하는데 의상은 제가 골랐어요. 마치 한복 저고리를 풀듯 느낌이 잘 살도록 가장 기다란 리본을 선택해 봤죠. 나중에 박 사장이 패러디한 거 보니까 좋더라고요. 리본이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상대 배우로 연기했으니까 호감도가 아주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사귀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헤드라인이 자꾸 그쪽으로 쏠리니까 얼굴을 못 들 정도로 너무 죄송했어요. 열애 관련 기사를 다 봤어요. 증거라고 얘기한 것들을 모아놓고 보니까 그럴듯하긴 하더라고요. 맞는 건 하나도 없어요. 저도 억울해서 여권을 가지고 와서 해명하려고 했어요. 제 출입국 기록을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요? 박서준과 한 번도 해외에서 만난 적 없어요. 그래도 12년 짬인데 우리가 비밀 커플이었으면 인스타그램에 왜 사진을 올리겠어요. 저도 비밀연애를 해봤지만 절대 흔적 같은 거 안 남겨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마지막회 시청률 8.6%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화제성 면에서도 박민영, 박서준 뿐 아니라 강홍석, 황보라, 황찬성, 표예진 등 조연들 역시 주목받으며 인기작으로 올라섰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앞서 싱크로율에서만 그친 다른 드라마들과는 달리 싱크로율은 물론 연기, 서사, 케미까지 모두 꽉 잡으며 지상파 드라마도 긴장할 만큼의 파급력을 선사했다.

“좋은 반응을 얻어 다행이에요. 처음에 촬영할 때는 잘 몰랐어요. 5, 6회 촬영 때 시골에 갔는데, 어르신들이 ‘김미소’라면서 소리치시더라고요.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반응이 좋은 것이 파이팅 넘치고 좋아요.”

박민영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통해 패셔니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캐릭터에 딱 맞아떨어지는 오피스룩으로 주목 받았다. 만화 속 캐릭터와 혼연일체 되기 위해 외형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박민영은 다이어트를 하면서 오피스룩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싱크로율을 높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연기는 어느 순간 차이를 좁힐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외적인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생각에 촬영 전부터 식단 조절과 다이어트를 했고, 콘셉트도 요즘과 동떨어질 수 있겠지만 똑같이 만들었어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박민영은 무한 연기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16회 동안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했다. “김미소를 연기하며 행복했던 기억만 남았다”는 그녀의 말처럼 박민영이 연기한 김미소는 오래도록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자리매김 할 것이다.

“앞으로도 이만큼 열심히 하면 잘 되리라 믿어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역할, 비중 신경 쓰지 않고 도전할 거예요. 저는 말하면 다 이뤄져요.(웃음) 차기작은 영화를 하고 싶어요. 드라마에 자주 나오면 식상해 하시는 것 같아요. 어떤 장르든 상관없이 재밌게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였으면 좋겠어요. 연기가 재밌는 시기에요. 다음에는 제가 웃기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이영준의 자뻑 느낌을 하고 싶어요. 재밌을 것 같아요. 예능 출연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저를 내려놓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저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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