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30일 소득분배 개선 및 과세형평성 제고, 경제 활력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장, 조세체계 합리화 등을 중점으로 하고, 공평하고 정의로운 조세를 목적으로 한 세법 개정안을 발표 했다.


주요 개정 내역을 보면 기획재정부가 현 정부가 연 초에 발표한 경제 운용 방향을 뒷받침하기 위한 세법 개정안을 작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기재부는 우선 소득분배 개선 및 과세형평성 제고를 위해 근로장려금과 자녀 장려금의 지급대상 및 지급액을 확대하고 종합부동산세 개편 및 임대소득 과세적정화와 역외 탈세 방지를 위한 제 규정을 둬 해당 세원의 확보를 보충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유지 및 혁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거제 등 위기 지역 내 창업기업에 대한 법인세·소득세 감면을 실시하고 고용증대 및 신 성장 기술 R&D 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마련하였다. 마지막으로 조세 체계 합리화를 위해 납부불성실 가산세 및 제 가산금의 감면을 비롯한 납세자 권익 보호 규정과 내·외국 자본간 법인세 감면 차별을 위한 제반 규정을 정비했다.


그러나 정부가 현행 제도의 개선을 위해 세법 개정안을 내놓았으나 제반 개정사항에 대한 정책실행을 위해서는 예상세수 효과 등의 검증이 선행되는바, 이에 연계된 몇몇 사항들은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세법 개정에 따른 정부의 세수 전망에 대한 검토 필요


기획재정부가 제시한 바에 따르면 이번 세법개정안에 따른 세수 부족액은 5년간 2조5343억 원, 그에 따른 세 부담은 고소득자·대기업에서 7882억 원이 증가하지만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의 세수담은 3조2040억 원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또한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세수 부족액역시 2018년 상반기 세수가 예상 세수보다 4조원이 증가된 것으로 나타나 당장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다만 작년 10월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의 국감 보도 자료에서 보듯이 국세세수 전망치가 부실하다는 평가가 올해에는 반복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더욱이 올해는 한국은행에서 조차 7월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연 초 예상한 3%에 미달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내년 경제 성장 전망치도 낙관적으로는 보이지 않아 이러한 정책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것도 사실이다.


소득분배 개선을 위한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근로 장려금 및 자녀 장려금일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근로장려금의 소득요건이 맞벌이 기준으로 연간 3600만원, 재산기준으로는 2억 원으로 확대됐고, 지급금액도 최고 300만원 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자녀 장려금역시 요건이 완화됐다.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여러 사업을 함께 병행하면 시너지효과로 인해 소득재분배효과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물론 3포 세대를 넘어 5포 세대라고 불리는 청년층과 저소득층 증가에 따른 내수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정책인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다만 이같은 정책이 정부의 기조인 근로유인을 제고하고 지속적으로 실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세수 추이로 보아 장담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아울러 정부가 추구하는 보편복지를 위해서 세법 개정을 통해 재정지출보다는 손쉬운 조세 지출을 늘리려 하는 것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근로장려금처럼 차 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시작하면 그 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도 검토될 것이고, 한번 증가된 복지 지출은 감액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자녀 장려금도 마찬가지다. 출산 장려의 취지에 대한 심층 분석 및 충분한 고민 없이 이런 지출이 일단 확대되면 경직성 지출이 되어 장기적으로 세입감소와 세입기반 잠식을 불러오고 중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초래한다는 점도 고민해 볼 문제이다.


이와 함께 근로소득자의 47%가 면세점에 미달하는 현 상황에서 차 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는 일부 국민들의 반감을 불러올 여지도 있다. 따라서 무작정 복지 지출을 늘리기 전에 어느 선까지 지원을 확대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를 선행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절차가 어느 정도 이행되지 않는다면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종합부동산세 증가 및 주택임대소득 과세, 과연 과세 형평을 위한 것인가?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시 공정시장가액을 2019년 85%, 2020년 90%까지 반영하여 종합부동산세를 인상하는 안과 주택임대소득의 분리과세안이 포함되었다. 명분은 부동산 자산에 대한 과세형평을 제고한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개정안이 과연 과세형평을 제고하는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자영업자 비중과 노인 빈곤 율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에서 고령자들이 그나마 안정적으로 생계를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임대소득 밖에 없다. 따라서 사업 형이 아닌 생계형 임대소득자에 대해서는 일반 영세사업자들을 보호하는 것처럼 보호할 필요가 있다.


1년 내내 일해서 2000만원을 버는 영세 사업자와 1년에 임대수입이 2000만원에 불과한 고령의 임대소득자가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의문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주택을 5채 이상 보유하는 사업 형 임대사업자라면 모르겠으나 1가구 2주택, 혹은 3주택을 취득해 노후 생계를 영위하는 임대사업자가 과세 형평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더욱이 보유세가 인상이 되면 임차인에게 세금이 전가되는 부작용도 고려해야하며, 거래세인 양도소득세라도 인하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고려는 이번 인상안에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때문에 생계형 임대사업자에 대해서는 세 부담이 급격히 늘지 않도록 상당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역외 탈세와 납세자 권리보호에 대한 의미 있는 개선 이루어져


역외 탈세가 국제조세의 핵심이슈로서 떠오르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해외금융계좌 및 해외부동산, 해외 직접투자에 대한 신고의무 강화, 부과제척기간의 연장 등의 의미 있는 개정이 이뤄졌다.


특히 국제조세와 관련하여 OECD 국가의 통상적인 기준이 정립되었고, 과세 기반이 되는 국내사업장의 범위를 확대해 비거주자 및 외국법인에 대한 원천지국 과세권(BEPS** Action 7)을 확보하는 조치가 개정안에 포함된 것은 시기적으로 늦은 감은 있으나 높이 평가할 만하다.


역외탈세로 인한 국부 유출은 우리 사회와 경제에 막대한 해악을 끼치므로 국제적인 이의 제기를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는 최대한의 제제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해외거래는 국내 거래와는 달리 조세 포탈을 포착하는 시점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부과제척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외 탈세에 대한 과태료 및 가산금은 여전히 너무 낮은 수준이라 여겨진다. 역외 탈세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한다면 징벌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납세자 권리 보호를 위해서도 부족하지만 의미 있는 개선이 이루어졌다. 특히 세무조사 시 녹음을 허용한 것은 진일보된 조치라 할 수 있다. 가산세역시 납세자의 부담을 경감하는 전향적인 방향으로 개정되었다.


납부불성실가산세와 가산금제도를 정비해 납부불성실 가산세율을 0.025%로 인하하고, 2020년부터는 납부지연가산세로 통합해 실질적으로 가산금이 부과되지 않도록 한 것은 매우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


다만 동 개정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현재 1.8%에 불과한 환급가산금에 비추어 보면 여전히 과도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환급가산금을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인상하거나 가산세율을 좀 더 낮추는 방향으로 추가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변호사에 대한 세무대리업무 허용'은 반드시 촘촘한 후속 조치 강구돼야


개정안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2018.4.26.)에 따라 2004~2017년 변호사 자격 취득자에게 2019.12.31.까지 개선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장부작성 대리' 및 '성실신고확인'업무를 제외한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하도록 되어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 근거로 제시한 세 가지 논거(세법 및 관련 법령에 대한 해석·적용에 있어 변호사가 세무사나 공인회계사보다 전문성이 있다는 점, 소비자로 하여금 세무사·공인회계사·변호사 중 적합한 자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납세자 권익보호에 유리하다는 점, 변호사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는 타당성이 적다는 일반적인 견해는 별론 으로 하더라도, 개정안은 제고의 필요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이번 세법개정안은 세무사의 업무를 회계 및 세무로 이등분해 회계업무와 관련된 장부작성 및 성실신고확인업무는 변호사가 수행하지 못하게 배제하고, 일반 세무조정 및 외부세무조정 업무만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구분이다.


세무사의 업무를 어떻게 둘로 무 자르듯 나눌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고, 세법이라는 것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기본적인 개념이라도 알고 입안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법인세법 등을 포함한 소위 세법은 민법, 형법과 같이 모든 것을 다루고 있는 일반법이 아니다. 세법은 일반적인 회계기준에 따라 작성된 재무제표 및 회계 장부를 그대로 인정하고 세법과 회계기준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는 것인데, 어떻게 그 둘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회계를 모르고 세법만 공부해서 세무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인가? 회계와 세법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도저히 분리할 수 없는 것인데 이러한 구분을 토대로 규정을 내놓는 것에 대해서는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기재부의 논리대로만 보면 감가상각이라는 회계적인 과정을 전혀 모르면서 세법만 알면 유형 자산 상각에 대한 세무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가능한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세법 개정안이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개정임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구분은 너무 단순한 논리라 볼 수 있다.


더욱이 동 법령이 시행되면 회계 지식이 있는 직원을 고용해 부실한 세무조정을 실시하는 소위 사무장 세무사무실이 창궐할 수 있다는 예상이 단순히 기우에만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의 3번째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직업 선택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동 규정은 세무사의 직업 보호라는 측면에서 공평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세무사 자격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세무사가 관련 조세소송을 대리할 수 있으며 일본도 사법보좌인으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변호사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헌재의 논거가 세무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인지의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이같은 불공정한 상황에서 변호사의 세무 대리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현 개정안은 반드시 합리적인 논거 하에 촘촘하게 보완·개정 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또 납세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는 세무사로 등록하고자 하는 변호사의 기본적인 역량을 평가하는 제도도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변호사의 회계 및 세법적인 지식의 적정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별도의 '능력 검정시험'을 통과한 변호사만 세무사 등록을 허용하는 등 합리적인 보완책이 마련돼 납세자가 정당한 능력을 갖춘 전문인에게 조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보완책이 입법과정에서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입안자의 '심모원려'를 기대하며…


매년 세법 개정안을 대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우리나라 세법은 정부정책에 따라 너무 쉽게 개정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부실한 조세 추계로 인해 국가 재정의 악화가 지속된다면 아무리 훌륭한 정책을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매년마다 세법이 개정되는 거의 유일한 OECD 국가의 국민 중 한사람으로서, 이제는 땜질 개정이 아닌 오랜 기간 지속 가능한 법 개정이 이뤄 질 수 있도록 기재부의 '심모원려(深謀遠慮)'를 기대해 본다.




[프로필]곽장미 세무사


▲ 세무사고시회 회장권한 대행


▲ 나이스세무법인 본점 대표


▲ 중앙대학교 경영학박사 ▲ 고려대 법학박사(수료)


▲ 前 여성세무사회 홍보부회장 ▲ 前 서울지방세무사회 연구위원장


조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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