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던 적층세라믹콘덴서, MLCC 관련주가 사상 최대 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내려 앉았습니다.

MLCC 가격 하락에 따른 글로벌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우리 업체들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됐기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은 기존 스마트폰용 MLCC에서 고부가가치 상품인 전기차용 MLCC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전망인 만큼 속단은 이르다고 조언합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전기의 주가는 이틀 동안 6% 하락했습니다. 삼화콘덴서 역시 12% 가까이 빠지며 일주일 새 오른 상승분을 모두 토해냈습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MLCC 업체 중 하나인 대만 야게오와 화신이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국내 업체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야게오와 화신의 주력 상품인 중저가 MLCC 가격이 하반기에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다음달 발표 예정인 이들 업체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진 겁니다.

실제로 애플 분석가로 잘 알려진 중국 천풍국제증권연구소의 궈 밍시(Guo Mingxi) 국장은 "내년 하반기 이후 MLCC 업체들의 증설 효과로 인한 공급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며 "주요 수요 업체들의 공급업체 다변화로 MLCC 공급업체들의 실적과 주가가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MLCC 수요가 기존 PC나 스마트폰에서 마진이 높은 전장용으로 옮겨가는 만큼 벌써부터 MLCC 빅사이클이 끝났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판단입니다.

업체들의 증설 이후에도 전기차와 5G 도입, 전자기기 고사양화에 기인한 MLCC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며, 수요업체들의 공급업체 다변화는 오히려 저평가된 국내 업체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MLCC가 약 1만2천개에 달한다. 스마트폰 한 대당 400개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수십, 많게는 수백배가 더 필요한 셈이다. 이처럼 차량 전장용 MLCC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 떠오르는 5G 상용화에 따라 4.5GHz 밴드에 필요한 고사양 RF모듈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저가 IT 제품 위주로 납품하는 대만 업체에 비해 국내 업체의 경우 전략 고객과의 장기 계약을 통한 수주가 뒷받침 돼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삼성전기는 올 3분기부터 자동차용 MLCC 신규라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향후 MLCC 평균판가(ASP) 상승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삼화콘덴서 역시 추가 증설 효과와 제품 가격 인상이 반영돼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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