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때문에…` 가격폭락 애호박, 줄줄이 폐기
강원 화천군이 지역 농민 보호를 위해 최근 가격이 폭락한 애호박의 산지 자율 감축, 즉 폐기를 결정했다.

화천은 매년 7∼8월 전국에 유통되는 노지 애호박 물량의 70%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주산지다.

올해는 350개 농가가 210㏊에서 약 6천t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화천산 애호박은 지난 23∼25일 경매 낙찰가 기준 8㎏짜리 1상자가 최저 1천원에서 최대 4천원, 평균 2천832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최저 생산비를 건지고 이윤도 남기려면 5천원 이상은 돼야 하는데, 평균 거래가격이 절반을 겨우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 1상자에 9천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폭락` 수준이다.

농가 입장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만 쌓이는 데다 늘어난 인건비까지 부담으로 더해졌다.

애호박 가격 하락 원인은 `일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비가 오지 않아 풍부한 일조량으로 애호박 생산량이 많아졌다.

여기에 기록적인 폭염과 휴가철 소비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애호박 소비는 예년에 미치지 못해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다.

화천군은 도매시장 가격이 사흘 이상 생산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농가 피해확산을 우려해 지난 27일 가격 안정화 대책회의를 열고 `산지 폐기`라는 극약 처방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군은 우선 `화천군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지원조례`에 따라 군비로 농산물 가격안정 자조금을 풀기로 했다.

자조금 3천만원에 화천농협과 간동농협이 1천500만원씩 총 6천만원을 출연해 출하기준 상 특품으로 분류된 애호박 폐기를 시작했다.

군은 2천500상자 폐기를 시작으로 최대 1만5천상자 폐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

폐기 농가에는 1상자당 4천원을 지원한다.

군은 최저 생산비 이상인 5천원 선을 회복하는 시점까지 생산량 자율감축 조치를 이어갈 계획이다.

최문순 군수는 "이번 조치로 인해 농가들이 물류비와 인건비, 포장비 등 추가 비용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급이 조절돼 애호박 가격이 상승할 때까지 최저 생산비를 지원해 농가 부담을 덜겠다"고 말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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