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 3명 중 2명은 온라인에서 쇼핑합니다. 그렇다보니 일평균 국내 간편 결제 거래액도 1천억 원을 상회하는데요.

가입도 간편하고 쉬워지면서 이를 악용하는 범죄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는 신세계의 SSG페이와 넥슨, 티몬페이 등 6곳의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에서 개인정보를 도용한 부정 결제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요.

범인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피해자의 돈을 인출해갔는지 취재했습니다. 신선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6월 26일 오전, 서울에 사는 직장인 서 모씨에게 문자가 하나 왔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CJ헬로(알뜰폰)에서 핸드폰이 개통됐다는 내용입니다.

서 씨는 자신의 번호로는 가입한 사실이 없음을 알리려고 전화했지만, 가해자의 개인정보를 알지 못한단 이유로 상담조차 거부당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서 모씨

“CJ헬로 모바일에서 가입됐단 문자를 받자마자 ‘난 가입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알리려고 전화를 했는데 제 개인정보가 등록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상담조차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가해자만 알고 있는 핸드폰 번호를 요구했습니다”

다음날 오후 2시 30분경에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에 신규가입 됐다는 문자까지 연이어 들어왔습니다.

서 씨가 카카오머니와 토스, 티몬페이, SSG페이 등에 신규 가입됐다는 건데 이 같은 내용의 문자 수신이 끝나기 무섭게 서 씨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깜짝 놀란 서 씨는 해당 은행계좌의 지급 정지를 요청했지만, 범인은 그 사이 230만원을 빼갔습니다. 단 30분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서 씨와 같은 피해자는 현재(7월13일) 모두 7명, 피해금액은 수천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부정결제 사고는 신세계의 `SSG페이`와 넥슨, 토스, 위메프의 `원더페이`, 티몬페이, 컬쳐랜드에 이어 카카오머니까지 총 7개의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에서 발생했습니다.

서 씨와 같은 피해자가 생기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비밀스런 금융 개인정보까지 널리 퍼져있다는 점입니다.

공공재가 된 개인정보 탓에 본인인증에는 핸드폰이 주로 이용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얼굴 확인 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포폰`을 활용해 간편결제 서비스의 본인인증을 손쉽게 통과했고, 단지 서 씨의 은행 계좌번호 등록만으로 돈을 인출할 수 있었습니다.

4차산업혁명과 핀테크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규제를 대폭 완화해주면서 이를 악용한 범죄가 늘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통사나 간편결제서비스 업체들은 본인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합니다. 유출된 개인 정보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면 어쩔 수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업계 관계자

"사실은 정상결제로 보여지는 거잖아요. 명의도용자가 정보를 탈취해서 그걸 갖고 휴대폰 본인인증까지 한 상황입니다. 비대면 서비스는 본인의 휴대폰을 갖고 인증한 것을 바탕으로 가입을 시켜주는 거기 때문에“

고객의 피해관련 접수사실이 없다던 신세계(SSG페이)와 토스, 넥슨은 질의가 계속되자 뒤늦게 말을 바꿨고, 경찰의 공식 수사 협조 요청이 오면 협조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탠딩> 신선미 기자(ssm@wowtv.co.kr)

완화된 규제로 핸드폰 개통과 핀테크 가입은 쉬워졌고, 이 덕에 기업들은 이윤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업은 이 같은 신종피해에 대해 ‘쉬쉬’하며 사실을 감추기 바빴습니다. 피해자만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신선미기자 ss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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