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자본주의 동력을 상실한 한국 경제의 앞날을 우려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 기업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지난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특별 대담 ‘기업과 혁신생태계’에서 “평등을 지향하는 경제민주화는 혁신을 배제하기 때문에 오히려 앞으로 불평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경제 민주화를 주장하는 입장에서 보면 사람들이 정상 이윤을 추구한다고 가정하지만 정상 이윤에 만족하지 못 하는 사람이 혁신가”라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는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빈부격차를 보다 평등하게 조정하자는 취지의 용어로 신 교수는 이를 개별 기업에 적용하는 것이 기업 혁신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제TV는 경제민주화 기조 속에서 혁신기업이 나오기 어려운 이유를 지적한 신장섭 교수의 발언을 화면에 담았다.



◆ `혁신` 몸 사리는 기업들…한국 저성장 근본 원인

신 교수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이유를 혁신 기업의 부재라고 진단했다. 중견·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마저 고용과 투자를 꺼리다보니 경제 성장률이 꺾였다는 말이다. 신 교수는 초과 이윤을 내려는 기업가의 욕심이 자본주의 체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고 이 과정에서 기업의 혁신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은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을 뛰어 넘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도태되는 과정에서 남는 사람이 혁신에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대기업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에도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대기업은 혁신을 통해 성공한 기업으로 봐야 한다”며 다만 “성공을 하더라도 경쟁은 계속되기 때문에 혁신을 위한 경쟁은 자본주의의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 수백조 쌓인 `사내 유보금`…"혁신 위해 풀어라"

신 교수는 기업들이 혁신을 이뤄내기 위한 필요 조건으로 ‘인내 자본’을 강조했다. 기업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데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자본이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미다.

신 교수는 주주들이 단기 이익 추구에만 몰두하는 바람에 기업을 키워내는 인내 자본의 역할을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엔 은행들이 인내자본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그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주주들보다 혁신을 이끌어 내는 사람들 즉 기업가의 권한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라는 사람들은 이윤을 받아가지만 혁신을 하는 사람들은 확률이 낮은 일에도 뛰어 든다"며 "혁신 과정에서 주주를 100%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혁신적인 기업가의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서도 쓴 소리도 쏟아냈다. 그는 “위험 부담을 인정하고 이를 북돋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경제민주화 개념은 폐기하고 혁신의 결과물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오성기자 os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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