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야? 음료야? 패키지 춘추전국 시대…"아이는 혼란"

▲편의점의 주류코너. 겉보기에는 일반 음료수와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이른바 ‘저도주’의 유행으로 알록달록한 디자인의 주류 브랜드가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임산부와 어린이들이 주류 제품을 일반 음료와 혼돈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주류업체들의 잇따른 디자인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근 SNS에는 "현장학습을 간 초등학생이 술에 취했다"는 글이 게시돼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게시글에는 "현장학습 당일 냉장고에서 꺼내온 사과 향 탄산음료가 알고 보니 음료수가 아닌 소주였다"면서 "두모금 정도 마신 뒤 맛이 이상함을 알고 음용을 중단했지만 이미 술에 취한 증세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례로 자신이 임산부임을 밝힌 한 누리꾼은 "임신 4개월째라 임신 전 즐기던 맥주도 끊었는데 편의점에서 음료수인 줄 알고 술을 구매할 뻔 한 적이 있다"는 경험담을 올리기도 했다.

주류를 음료로 혼돈하는 사례들이 발생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주류업체의 디자인 마케팅이 애꿎은 소비자들의 혼란만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술이야? 음료야? 패키지 춘추전국 시대…"아이는 혼란"

실제로 롯데주류 (순하리 소다톡 사과)와 하이트 진로 (이슬톡톡), 보해양조의(부라더 소다#) 등 국내 주류업체들은 자사의 과일소주와 탄산주 등 저도수 브랜드를 강조하기 위해 본래 주류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벗어나 캐릭터와 화려한 컬러를 제품 포장에 적극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포장뿐만이 아니라 알콜 도수 표시를 최대한 작게 표기하거나 제품 이름도 소다나 원료가 된 과일을 전면에 세우고 있다. 특히 주류 표시를 한글이 아닌 한자나 영어로 표기해 일반 음료로 착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주류의 경우 신분증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치는 만큼 물품 구매에 대한 책임은 구매자에게 있다고 보고, 패키지의 문제만으로만 몰아가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는 반응도 있다.

이에 대해 롯데주류 마케팅 관계자는 <키즈맘> 과의 통화에서 "순하리 소다톡의 경우 최근 리뉴얼을 통해 제품 전면에 한글로 '술' 임을 표기했다"면서 "아래에 알코올 도수 표기와 19세 미만에게 판매를 금지한다는 문구도 넣어 최대한 주류제품인 것을 알리고자 노력했다" 라고 설명했다.
술이야? 음료야? 패키지 춘추전국 시대…"아이는 혼란"

▲롯데주류의 순하리 소다톡 사과.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일부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시키는 주류업체들의 디자인 마케팅과 관련 “최근 주류의 디자인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주류인지 음료수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라며 “법으로 주류 패키지의 규제가 어렵다면 소비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류업계가 나서서 주류에 눈에 띄는 표기를 하는 등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

송새봄 키즈맘 기자 newspring@kizm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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