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치열해 삶이 고달프다.’ ‘경쟁에서 도태되면 삶이 피폐해진다.’ 우리는 경쟁을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경제 현상에서 경쟁이 소비자 후생을 높여주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

[테샛 공부합시다] 경쟁이란 약육강식이 아니라 효율 높이는 수단… 소비자 후생을 높여 윈-윈 효과 가져와요
지난해 카카오, 케이뱅크라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등장했다. 지금까지 은행창구, ATM기 등 오프라인을 통해 주로 이뤄지던 금융거래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며 오프라인이라는 시장범위를 온라인까지 경쟁 범위를 넓혔다. 오프라인 창구 비용이 불필요한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절감한 비용을 통해 낮은 대출금리, 높은 예금금리 상품을 출시하며 금융소비자를 유치했다. 그러자 기존 시중은행들은 모바일을 통한 간편 금융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현재 소비자에게 접근성을 높이고 전체 은행들의 금융거래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경쟁이라는 것은 경제주체에 윈윈게임(win-win game)이다. 기존 시중은행만으로는 미비했던 온라인 금융서비스들이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으로 ‘메기 효과’가 나타나 한 손에서 이뤄지는 금융 서비스를 모토로 금융 소비자의 편리성을 높일 수 있었다. 시중은행의 경쟁력도 한 단계 올라가면서 윈윈 효과가 나타났다.

경제학은 기본적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배분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여기서 경쟁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배분하도록 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경제학의 시장이론 중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이 ‘완전경쟁시장’이다. △다수의 수요자·공급자 △재화의 동질성 △자유로운 진입·퇴거 가능 △경제 주체들의 완전한 정보 보유 등 완전경쟁시장으로 규정하는 여러 특징이 있다.

지난 시간에 언급한 기업의 생산 결정도 기본적으로 완전경쟁시장을 가정해 설명한다. 완전경쟁시장에서는 개별 수요자·공급자가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을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므로 한계수입을 계산하면 가격과 같다. 기업의 생산 결정과 이윤 극대화의 기준은 ‘한계수입(MR)=한계비용(MC)’이다. 단기에 비용은 고정비용과 가변비용이 존재한다. 고정비용은 임차료, 공장 및 설비의 감가상각비, 재산세 등 기업의 생산량이 변해도 단기적으로 변동이 없는 비용이기 때문에 생산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가변비용은 다르다. 시장의 가격(P)이 ‘평균비용(AC)’과 ‘평균가변비용(AVC)’ 사이에 있으면 조업을 중단하는 것보단 일부 손실을 보더라도 가격이 평균가변비용을 초과하고 있으므로 생산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장기로 가면서 손실이 쌓이면서 ‘평균비용’과 같은 지점에 가격이 설정된다. 따라서 장기에는 P=MR=MC=AC가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완전경쟁시장의 이윤이 극대화된다. P>AC보다 크다면 다른 기업들이 진입해 가격이 하락한다. P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jyd54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