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22일 오후 3시21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메디베이트파트너스가 오만 국부펀드 SGRF(State General Reserve Fund) 등과 손잡고 글로벌 1위 세포치료제 위탁생산(CMO) 업체를 인수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디베이트는 SGRF, 미국 PEF 운용사 테넌바움과 손잡고 미국 세포치료제 CMO 업체인 코그네이트 바이오서비스를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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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베이트는 코그네이트 지분 31%를 사들여 SGRF에 이은 2대 주주가 된다. 이를 위해 국내 또 다른 PEF 운용사인 YJA인베스트먼트와 3875만달러(약 426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코그네이트의 재무적 투자자(FI)인 테넌바움도 일부 지분을 사들여 3대 주주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설립된 코그네이트는 혈액 내 면역세포 일종인 T세포를 조작해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만든 Car-T 세포치료제를 비롯해 항암면역 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등 주요 바이오기업의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세포치료제 전문 CMO 업체 중 가장 많은 22개 클린룸(무균생산실)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4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인수 배경으로 분석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지난해 700억달러(약 75조8000억원)였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장 규모는 2025년 1440억달러(약 155조9000억원)로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 대형 제약사인 길리어드가 세포치료제 개발회사 카이트파마를 13조4000억원에 사들이는 등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세포치료제 관련 업체 몸값이 뛰는 추세다.

메디베이트는 내년 코그네이트를 코스닥시장에 상장시켜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은행 보험사 캐피털 등 국내 주요 기관이 메디베이트와 YJA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펀드에 출자한 상태다. 상장 절차를 밟기 전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SI)가 인수 의사를 보이면 보유 지분을 파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메디베이트는 포스코 바이오 벤처펀드와 한국 노바티스 벤처펀드를 거친 김현국 대표가 2014년 설립한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PEF 운용사다. 지난해 말 기준 350억원 규모 운용 자산(AUM)을 갖고 있다. 2015년 임상시험 수탁대행업체(CRO)인 WCCT글로벌에 투자한 데 이어 2016년엔 당시 장외시장 ‘대어’로 꼽히던 바이오신약 개발업체 신라젠에 돈을 넣었다. 126억원에 신라젠 전환사채(CB)를 사들인 뒤 지난해 10~11월 주식으로 바꿔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선 신라젠 주가(22일 기준 9만4800원)가 지난해 1월 코스닥 상장 이후 1년여 만에 공모가(1만5000원)보다 6배 이상 치솟은 것을 감안하면 메디베이트가 상당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메디베이트는 코그네이트 투자로 바이오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CMO와 CRO 업체를 모두 보유하게 됐다”며 “국내외 바이오업체들의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