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프로그래밍 언어와 복잡한 논리, 문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코딩은 여전히 어렵다. 코딩이라는 단어 조차 익숙하지 않은데 올해부터 공교육 현장에 정식으로 들어온다고 하니 학생들 입장에선 덜컥 겁부터 난다. 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코딩 고수가 된다는 특별한 교육 현장을 찾아가 봤다.◆ 코딩교육 한다더니 장난감만 만드네?높은 빌딩들이 밀집한 서울 을지로. 양복을 빼입은 직장인들로 가득한 이 곳에 책가방을 멘 초등학생들이 모였다. 견학이라도 온 걸까 싶지만 익숙한 듯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는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줄줄 써내려 가는가 하면 들기에도 버거워 보이는 인두기로 납땜도 척척 해낸다. 어린 학생들이 모인 이 곳은 을지로 위워크에 위치한 바나나코딩이다. 코딩도 사교육을 받는 시대가 열린 건가 싶었는데 아이들은 마치 놀이를 하듯 수업 과정을 즐긴다.바나나코딩은 하나의 이야기를 수업 참여자들이 같이 완성해 나가는 방식이다. 대표 교육 프로그램인 ‘코드로 읽는 그리스로마 신화’로 예를 들어 보자.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은 그리스로마 신화 속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움직이는 트로이 목마를 만들어 본다. 트로이 목마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자르고 조립하며 제품이 움직일 수 있도록 직접 코딩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메이킹과 코딩 교육이 이뤄지는 것이다. 최은희 바나나코딩 대표는 “스토리 속 주인공이 된다는 느낌이 들어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참여 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송`하지만 코딩 합니다바나나코딩의 코딩교육이 이야기와 접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최 대표의 독특한 이력들 덕분이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최 대표는 코딩을 몰라 창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비닐하우스 위에 쌓인 눈을 자동으로 치워주는 제설장치를 개발하는 회사를 만들었지만 그녀는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했다.“창업을 함께한 친구들이 저를 제외하곤 모두 공대생 이었어요. 사물인터넷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다보니 저는 개발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 하겠는 거에요. 한계를 느껴 코딩을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죠.”코딩을 배우는 과정은 생각처럼 순탄치 않았다. 컴퓨터공학과로 복수전공까지 하며 학구열을 불태웠지만 불친절한 전공수업이 또다시 발목을 잡았다. 코드를 짜고 지우는 지루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최 대표는 코딩을 조금 더 재밌게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보통 사람들은 전문적인 코딩 지식이 필요하지 않아요. 다만 코딩이 하나의 의사소통 수단이 되어가는 만큼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간극을 줄여주는 교육 업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처럼 프로그래밍을 기반으로 한 인력의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모두가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개발자와 협업할 일이 많아진 만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기본적인 코딩 지식을 가지는 것은 필수사항이 되어가는 추세다. 최 대표는 “코딩을 몰라 겪게 될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줄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코딩 교육"올해부터 코딩은 중학교 정규 과목으로 편성된다. 내년엔 초등학생까지 그 범위가 확장된다. 코딩과 메이킹에 대한 수요는 늘지만 커리큘럼이 입문자에게 부적합하다. 바나나코딩의 지향점이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코딩교육인 이유다."코딩이나 메이커 교육의 목적은 이를 배워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활용하게 만드는 데 있어요. 하지만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장비나 도구를 교육하는데 그치고 있어 이를 배웠다고 해도 실제로 써 볼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바나나코딩은 코딩과 메이킹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들도 장난감 블록을 조립하듯 쉽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1년 간 개발과 연구를 통해 드론, 램프, RC카 등 20개가 넘는 코딩 키트를 만들었다."저희는 코딩과 메이킹으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여러 가지 콘텐츠들을 개발할 겁니다. 사람들이 코딩이 재밌다는 걸 느끼게 되면 어디서나 저희 키트를 조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겠죠."유오성기자 osyou@wowtv.co.kr한국경제TV 핫뉴스ㆍ티몬,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 100대 선착순 판매 개시ㆍ강성훈 박소현, 카메라 꺼진 줄 모르고 포옹하다…`들통?`ㆍ개리 아내, `아무도 몰랐다`…10살 연하 리쌍컴퍼니 직원?ㆍ손예진 나이?…"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ㆍ낸시랭 “올해 한국 떠날 것, 다른 나라서 인생 2막”ⓒ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