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트럭에 알트이(Alte)社 E매트릭스 맞춤형 배터리 제공

경트럭의 전기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간 국내에서 1t 미만 경트럭은 물류 운송뿐 아니라 소상공인의 생계 수단으로 활용되며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스테디셀러로 입지가 탄탄히 구축돼 왔다. 특히 승용차와 달리 정해진 경로를 반복 운행한다는 점, 1회 충전 거리의 장벽이 크지 않은 단거리 운송이 대부분이라는 점, 또한 공회전 시간이 많아 배출가스 저감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떠오르는 전기화 대상으로 지목돼 왔다.

그러다보니 올해 국내 도입이 예정된 소형 전기 트럭만 해도 3~4종에 달한다. 이미 확고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 등 1t 기반으로 개발된 제인모터스의 칼마토, 에디슨모터스의 EMT01, 파워프라자의 1t 전기트럭이 대표적이다. 르노삼성도 대동공업과 함께 르노 캉구 자체를 활용한 전기트럭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기존 1t 트럭의 플랫폼을 가져와 전기화하는 개조 전기차에 그친다. 제조사가 온전히 1t 전기트럭을 생산해 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판 테슬라'의 시작은 작은 전기트럭?

하지만 최근에는 직접 개발도 늘어나는 추세다. 별도의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 전기화 시대를 대비하는 것. 그리고 여기에 배터리팩을 제공하는 알트이코리아의 'E메트릭스'가 주목받는다. 고속 전기차 공용 배터리팩으로 다양한 파생 차종에 확대 적용할 수 있어 활용도 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E매트릭스는 미국 알트이에서 분사한 배터리팩 및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전문 업체다. 알트이는 상용 버스와 트럭 등을 전기차로 변환하는 특허 기술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테슬라 출신들이 설립한 곳이다. 이미 중국에 진출, 버스를 비롯한 중대형 차종의 배터리팩과 BMS를 개발한 경험이 적지 않다. 이들은 단순하게 배터리팩을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배터리가 개발 차종의 컨셉트에 최적화되도록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개발, 일종의 전기화 패키지 개발이 핵심 업무다.
국내에서 1t 미만 경트럭 제조사와 협업을 한 것도 배터리팩과 BMS 부분이다. E매트릭스 공동설립자인 이단 데이비드 코벤트는 "알트이코리아와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소형을 비롯한 경트럭의 배터리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거래 물량이 확보되면 작은 공장을 세우고 한국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트럭 개발에 사용되는 배터리 용량은 43㎾h에 달하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약 250㎞다. 팩 하나에는 모듈이 48개 들어가고 이 중 24개 모듈은 각 1.1㎾h, 나머지 24개는 그보다 작은 0.7㎾h로 구성된다. 모듈을 구성하는 셀은 삼성SDI의 것을 가져왔다. 이단 설립자는 "올해 초 협력사가 내놓을 경트럭의 배터리팩 완성을 앞당기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모듈 구성에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기에 고객사 요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매트릭스 모듈의 장점은 가볍고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는 점이다. 모듈을 볼트나 나사를 사용해 용접하는 대신 조립형으로 제작하기 때문이다. 모듈을 쌓아서 조립한 다음 압력을 통해 서로 접촉시키고, 접착제를 발라 고정한다. 이 방법은 제작 공정이 단순해 시간이나 가격적으로 이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단은 "양산이 시작되면 가격은 중국 제품과 비슷하고 미국보다는 30%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고객사 요구에 따른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것도 특징이다. 그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경우는 배터리에 차를 맞추지만 E매트릭스는 차에 맞는 배터리를 맞춤 제작함으로써 비용이나 공간, 무게를 조절할 수 있다"며 "배터리 완제품은 옵션이 불가능한데 우리는 필요없는 부분을 덜어내거나 저렴하게 입맞에 맞춰 제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판 테슬라'의 시작은 작은 전기트럭?

더불어 알트이가 수년간 쌓아온 노하우도 공유한다. 트럭을 전문적으로 전기화해 온 알트이는 트럭용 노하우뿐 아니라 다양한 시뮬레이션 시설도 갖췄다. E매트릭스는 알트이의 체계를 활용, 안전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미국에선 이미 전력 및 진동, 낙하테스트 등을 거쳤고 한국에선 인증을 위해 준비중이다.

이단은 "2020년까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상용화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 테슬라 일론 머스크도 트럭에 배터리를 넣는 등 전기화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상용차 시장도 이와 속도를 맞춰 성장해 2025년 정도되면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가격이 비싼 대형 상용차보다는 1t 트럭 등이 발화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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