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 포커스] 권력 더 강해진 중국 '시진핑 2기' 시작
중국은 10억 명의 인구와 고속 성장하는 경제를 앞세워 미국을 누르고 ‘세계 최강국’으로의 부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런 중국의 권력구도 향방을 결정짓는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유다. 지난 24일 폐막한 이 행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사진)은 예상대로 연임에 성공했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통치철학을 공산당 최고 지도이념인 당장(黨章·당헌)에 명기했고, 핵심 지도부를 자신의 측근들로 채웠다. 중국이 한층 강력해진 ‘시진핑 1인 천하’ 시대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당대회의 최대 화제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이 공산당 당장에 삽입됐다는 점이다. 외신들은 시 주석의 위상이 덩샤오핑(鄧小平)을 넘어 마오쩌둥(毛澤東) 반열에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생전에 자신의 이름을 단 사상을 당장에 삽입한 것은 중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오쩌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집권 5년밖에 안 된 시 주석이 당내에서 절대권력을 구축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원래 덩샤오핑의 이념이다. 시 주석은 여기에 ‘신시대’를 붙여 경제를 넘어 세계 일류 군대를 갖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고 중화민족의 부흥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시진핑 사상의 핵심 내용은 ‘5위일체(五位一體)’와 ‘4개전면(四個全面)’으로 요약된다. 5위일체는 샤오캉(小康: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 사회주의 현대화 추진, 중국몽(中國夢: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경제·정치·문화·사회·생태문명 건설 등 5개 분야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이 같은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 건설, 개혁 심화, 의법치국(법치주의), 종엄치당(從嚴治黨: 엄격한 당 관리) 등 4개전면을 내세웠다.

시 주석은 또 당 최고지도부를 자신의 측근으로 채웠다. 당대회에 이어 25일 열린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새로 구성된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과거 시 주석의 직계부하 출신인 ‘시자쥔(習家軍)’이 장악했다. 이들은 시 주석의 탄탄한 신임을 앞세워 강도 높은 개혁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권력이 비대해지면서 공산당 내 계파 간 견제와 균형이 깨졌고, 오히려 권력 투쟁과 정치적 불안정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 주석은 25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집권 2기 정책의 3대 키워드로 ‘개혁과 개방’ ‘경제 발전’ ‘샤오캉 사회 건설’을 제시했다. 성장 둔화, 양극화 등 경제 현안부터 미국과의 외교 갈등, 북핵 문제까지 안팎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한국으로서는 얼어붙은 한·중 관계가 풀릴지가 큰 관심사다.

금주의 시사용어-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중국 공산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으로 5년에 한 번 개최된다. 중국을 이끌어갈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며 향후 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어 가장 중요한 정치 행사로 꼽힌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